너의 이름은(팬픽) [너의 이름은 2차 창작] If - 너와 함께 영원히 3부 - 4. 모두의 크리스마스 下 2017/06/02 20:31 by 세츠레나

주의사항


※ 이 작품은 IF 입니다. 오리지널과 설정이 많이 다릅니다.

※ 등장인물의 나이설정이 바뀌어 있습니다. (타키,미츠하 18세로 동갑)

※ 배경은 2016년 12월부터 시작됩니다.



오타지적이나 내용상 이상한 부분은 언제든지 말씀해주세요.

이글은 디시인사이드 너의 이름은 갤러리에 같이올라갔습니다.


3부 너와 함께 영원히


4. 모두의 크리스마스 (下)



서두른다고 서두른 덕분인지 두 남자는 5분정도 늦게 카페의 앞에 도착했다. 하지만 이대로 헉헉대면서 들어갈 수는 없어서. 잠시 숨을 고르는 두 남자. 


─ 휴... 이제 들어...읍...읍읍!!!


하지만 곧바로 나온 누군가의 손에 눈을 가려진채 타키는 어디론가 끌려들어갔다. 진짜 눈 깜짝할 새로 타키가 저항도 할 수 없을 정도의 날렵함. 당연히 카츠히코였다.


츠카사는 그런 타키가 꼼짝 하지 못하도록 팔을 뒤로 돌려서 타키는 지금 완전히 연행 되어 카페로 들어가는 모양새가 되었다.


미츠하는 잠시 카운터로 숨었고. 지금 이벤트 실에는 사야카와 오쿠데라 그리고 신타에 이어 2명의 남자와 끌려온 타키가 있을 뿐이었다.


─ 이게 무슨 짓이야! 난 이렇게 납치당할 만한 행동을 한 적 없는데!


입에서 손이 풀리자마자 타키는 그렇게 외쳤다. 


─ 아니? 너 납치당할 만한 행동했어. 그래서 납치해서 데리고 들어온 건데? 하하하!


특유의 호탕한 웃음소리와 함께 타키의 눈을 가리던 손이 치워졌다. 갑자기 빛이 들어와서 그런지 타키는 눈을 뜨지를 못했다. 


─ 이... 이건...?


시력이 돌아오자 앞에 있던 사물들이 타키의 시야에 잡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타키는 입을 떡 벌린 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거기다가 아무도 없이 혼자만 그 곳에 있는 상황.


─ 이...이게 도대체? 아니 이런 거 한다고 말도 없었잖아?


갑자기 벌어진 상황에 타키는 어안이 벙벙해져 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곳에 있어야 될 한 사람이 없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타키.


─ 미츠하는? 난 오늘 미츠하랑 만나기로 한 건데...


─ 나 찾았어? 난 여기 있지롱~ 


소리가 나는 곳으로 돌아보니. 그 곳엔 예의 카페복장을 한 미츠하가 손에 무엇인가를 들고 오고 있었다. 


평소에도 미츠하의 카페복장에는 타키도 눈을 뗄 수가 없었는데 오늘은 더 귀엽다. 정신없던 와중에도 미츠하를 보고 잠시 넋을 잃었던 타키.


─ 타키군, 타키군은 나 일할 때 오면 항상 첨엔 그렇게 넋 나가더라. 정신 좀 차려!


타키가 자신을 그렇게 쳐다본다는 것이 기분 나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잠시 뾰로퉁해진 척 타키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살짝 미는 미츠하. 


타키는 그런 미츠하의 행동에 다시 정신을 차렸고. 다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냥 일반적인 카페인테리어가 아니라서 타키가 특히 맘에 들어 했던 이벤트실. 하지만 들어가서 볼 기회는 없어서 그냥 군침만 삼켰던 곳에 타키는 들어와 있었다.


─ 미츠하, 이게 어떻게 된거야. 여긴 이벤트 실이잖아. 그리고 너 오늘 아르바이트 아니잖아? 그 복장은 어떻게 된거야?


─ 응? 오늘은 타키군을 위해 아르바이트 하러 온 건데요? 내 특별 서비스라고 할까? 한 번 받아보라고. 맨날 일반석에서만 주문했었잖아. 오늘은 내가 타키군의 전속 직원이라고나 할까? 그런거지.


─ 너... 잘도 그런 부끄러운 말을.


─ 그래서 오늘은 내 복장에도 신경 썼는데요? 이쁘지 않아? 반응이 옅어!


그렇게 말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미츠하의 복장에는 오늘 힘이 들어가 있다. 평소에는 잘 하지 않는 허리끈에 리본 매듭까지 완벽한 모양새. 정말로 오늘의 미츠하는 귀여움 덩어리 그 자체였다.


─ ... 너무 귀여워서 껴안아 주고 싶을 정도입니다만 미츠하씨?


말만 하는 게 아니라 타키는 일어나서 그런 미츠하를 껴안았다. 이벤트 실은 약간 폐쇄된 공간이라 이곳은 외부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곳이어서 더 안심했을 지도 모르겠다.


─ 오오오!!! 멋진 장면이다!!! 야 사진 찍어! 빨리 빨리!!


갑자기 어디선가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더니 작은 폭죽들이 펑펑 터진다. 타키는 영문을 몰라서 고개를 좌우로 둘러보기 시작했다. 


─ 이야 타키군. 대담해졌어? 예전에는 여자 앞에만 서면 아무것도 못하던 거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야~ 


라고 말하는 오쿠데라부터, 카츠히코와 사야카 까지 모여 있었다. 


─ 다들 여긴 어떻게 알고...


─ 그건 비밀이야 타키군. 자 자리에 앉아 있으면 오늘의 스페셜 요리가 올 거야. 기대해도 좋다고?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웨이터 복장을 한 두 사람이 무대로 난입했다. 


─ 자~ 다들 비켜 주세요. 오늘의 요리가 나왔습니다! 


츠카사와 신타가 손에 요리를 들고 오더니 능숙하게 테이블에 세팅을 하기 시작했다. 신타는 그렇다 치고 츠카사까지도 굉장히 능숙하다. 아차... 저 녀석 내 대타 많이 뛰었지... 


타키가 미츠하를 데리러 이토모리로 내려갔을 때 아르바이트의 대타가 츠카사였던 것. 그런 친구들의 도움이 없었으면 미츠하와 타키가 이 자리에 있기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너무 늦었거나 못 만났을 지도 모르는 것.


그래서 미츠하의 생각은 이렇게 다들 파티를 해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려고 했었던 것. 물론 타키에게도. 이것이 미츠하가 생각한 크리스마스의 이벤트였던 것이다.


─ 자, 앞에 있는 잔에 음료수 따르세요~ 오쿠데라 선배는 맥주 드셔도 되요~ 우리 가게 맥주도 파니까 맘 편하게 드시고 싶은 거 고르시면 됩니다~ 


미츠하의 주도로 모두 잔을 채운 후 미츠하는 준비해 뒀던 편지를 꺼냈다.


─ 오늘 이 자리에서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이 있었어. 짧게 써왔지만 모두들 들어줬으면 해. 내가 도쿄에 와서 너무도 고마웠던 사람들을 위해 적은 편지야, 


손에서 작은 메모를 꺼낸 미츠하는 츠카사와 신타를 바라봤다.


「여기 있는 타키군의 친구들. 정말로 고마워. 


내가 이토모리에서 도쿄로 전학 왔을 때 따뜻하게 반겨주고, 잘 챙겨줘서. 


그리고 내가 모르는 것들을 이것저것 알려준 덕분에 난 금방 이곳 생활에 적응 할 수 있었어. 


그리고 얼마 전 나랑 타키군이 크게 싸웠을 때는 걱정끼쳐서 미안해. 


어찌보면 우리 둘만의 문제였는데 옆에서 신경써주고 챙겨줘서 다시 무사히 화해할 수 있었어.」


그리고 숨을 고른 미츠하는 오쿠데라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가 어렵사리 도쿄에 왔을 때 날 처음 보고 반가워 해줬던 오쿠데라 선배, 


오쿠데라 선배가 아니었으면 전 타키군을 눈 앞에 두고 고향으로 돌아가서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도쿄에서 갈 곳 없었던 저를 일주일씩이나 집에 머물게 해주시면서 타키군의 기억을 찾는데 도움주셨던 것. 아마 그렇지 않았으면 타키군과 제가 이 곳에 없었을 지도 몰라요. 


또, 저희가 싸웠을 때 레스토랑에서 이것저것 많이 도와주셨던 것도 고맙습니다. 


장소 제공이라는 게 어떻게 보면 굉장히 힘드셨을 텐데. 기꺼이 내어 주신 점. 그리고 점장님께 저희를 너무 좋게 이야기해 주신점도요.」


살짝 목이 매이는지 거기서 잠시 말을 멈췄던 미츠하는. 고향에서 항상 같이 지냈던 친구들을 향해 다시 말을 이었다.


「내 오랜 친구들 사야, 텟시. 너희들이 아니었으면 나 정말 이토모리에서 어떻게 살아왔을까 싶어. 내가 슬플 때나 즐거울 때나 항상 곁에 있어줘서 정말로 고마웠어.


나 이제야 말하지만 너희가 부러웠었어. 그리고 조금은 무서웠었어. 


너희가 그렇게 행복하게 떠나면 남은 건 나 하나잖아. 그게 너무도 두려웠었어. 그리고 나는 이토모리에서 벗어날 수 없는 몸이었으니까. 


하지만 이젠 너희도 나를 부러워 할 때가 온 거 같아. 왜냐하면... 」


미츠하는 갑자기 타키의 팔짱을 끼고 나머지 말을 이어갔다.


「이제 나에겐 이 사람이 있으니까! 너희가 결혼식 할 때는 꼭 우리 불러야 돼? 알았지? 


그리고 내 걱정 이제 안해도 돼 텟시. 말 안해도 나는 알고 있었어. 


사야랑 너만 행복해지는 게 나한테 미안했던 거였지?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는데 말이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츠하는 옆에 있던 타키를 바라보며 말했다.


「고마워, 타키군. 이렇게 내 곁으로 와줘서. 그리고 내 생명의 은인이잖아. 타키군이 아니었으면 난 아마...」


잠시 말을 잇지 못하는 미츠하. 타키는 그런 미츠하의 어깨를 포근하게 감쌌다.


「우리 마을 사람들. 나의 가족, 그리고 나의 친구들, 그리고 나를 살려줘서 정말로 고마워 타키군. 난 그 날 타키군이 내 곁에서 그 기쁨을 함께 해주길 원했어. 너무 멀리 돌아왔네. 하지만 이젠 괜찮아.


내가 이 말을 타키군한테 직접 한 적은 없는 거 같아. 하지만 꼭 하고 싶은 말이었어.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직접. 정말로 고마워 타키군.」


기나긴 감사의 인사 편지를 다 읽은 미츠하는 앞에 있는 음료수 잔을 높이 들었다. 그리고 


─ 이제 과거의 이야기중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오늘 다했어. 이젠 더 이상 없어. 우리는 이제 앞으로 나아갈 뿐이야. 오늘 나는 이렇게 외치고 싶어.


「이제는 미래로!」



☆ ☆ ☆ ☆ ☆



시끌벅적한 모두의 크리스마스 파티가 끝난 후 뒷정리를 하는 미츠하를 도와주던 타키는 미츠하가 잠시 비운 사이에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그것은 중간 크기의 액자. 그 액자에는 환하게 웃는 미츠하가 그려져 있었다. 얼마 전 꿈속에서 봤던 그 미소를 그대로 그려냈던 것. 타키는 미츠하에게 선물로 택했던 것이었다.


─ 타키군. 많이 힘들지? 내가 잠깐 먹을 거랑 마실 거 가져왔어. 잠깐 쉬면서 먹어. 나도 같이 먹을게.


미츠하가 가져온 것은 별도로 준비한 것처럼 보이는 과자와 케이크였다. 하지만 이 가게의 것으로는 보이지 않아서 타키는 살짝 의아해 했다. 미츠하가 먹던 디저트의 종류를 알고 있던 타키로서는 조금 새롭다는 느낌.


─ 이건 여기에 없는 거 같은데? 


아... 이런 눈치 없는 타키. 누가 좀 타키의 눈치좀 늘려주세요...


─ 응? 아 그건... 조금 있다 말해줄게. 우선 이거부터 좀 받아봐.


그리고 미츠하가 건내준 건 타키가 즐겨 마시는 카푸치노였다. 하지만 오늘은 잔안에 타키의 얼굴이 앙증맞게 그려져 있었다. 마시기 아까울 정도로.


─ 내가 직접 해봤어. 카페에서 오래 일하다보니까 그런걸 자주 하길래. 나도 어깨너머로 보다가 직접 타키군한테 해준거야. 고맙게 생각하라고? 내 첫 작품이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미츠하. 이젠 원래의 미츠하로 완전히 돌아온 듯한 기분이다. 타키랑 사귀기 시작한 뒤의 미츠하로. 


타키는 우선 카푸치노의 아트를 폰을 꺼내어 찍어 둔 뒤, 한 모금 마셨다. 역시 맛은 예전의 미츠하가 자주 타주던 그 맛이다. 아니 오늘은 맛이 더 좋았다.


─ 그 과자도 한번 먹어봐. 먹고 나서 평가 좀 해줘. 수제니까.


타키는 앞에 있는 과자를 한 개 집어 입에 넣었다. 살살 녹는 느낌이 과자를 즐겨먹지 않는 타키도 매우 맛있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 오 이거 맛있다. 정말로 입에서 살살 녹아. 이거 어디서 난거야?


─ 그거. 내가 직접 만들었어. 오늘 타키군한테 주려고.


직접 만든 과자라니. 미츠하는 이제까지 타키에게 과자 만든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다. 그렇다면 오늘을 위해 숨겨뒀던 건가. 


─ 정말 고마워. 진짜 맛있네. 앞으로도 좀 해줘. 공부하면서 먹게, 아니 좀 아깝지만. 그래도 너무 맛있어서 계속 생각날 거 같아. 솜씨 좋네, 미츠하. 


─ 헤헤 고마워 타키군. 난 걱정했어. 타키군이 과자 안 좋아 하잖아. 그래서 어떻게 생각할까하고 하지만, 내가 제일 잘하는 게 과자라서 도전했던 거야. 다행이야, 맛있게 먹어줘서.


─ 이정도 과자라면 매일 먹어도 괜찮아. 하지만 이걸 다른 사람이 먼저 먹는 다면 조금 질투할 지도, 왜냐면 미츠하가 직접 만든 건 내가 제일 먼저 먹을 거니까.


─ 오~ 이제 입발림 칭찬도 늘었습니까? 타키군?


─ 응? 입발림이라니? 난 진심으로 이야기 한 거야. 오해하지 마?


그렇게 서로 즐겁게 이야기하면서 차와 과자를 즐기는 두 사람. 그리고 이제는 타키가 자신의 선물을 꺼낼 때가 왔다.



─ 미츠하, 이거... 내가 이제까지 미츠하와 사귀면서 100일이고 뭐고 아무것도 안 챙겨줘서 미안했어. 그래서 미츠하가 제일 좋아할 만한 선물로 골라봤어. 


포장지에 담긴 선물이 제법 묵직해보였다. 미츠하는 조심스럽게 포장지를 뜯고 아무말도 잇지를 못했다.


제일 가지고 싶어 했던 바로 그것이었다. 자신을 그린 초상화. 거기에 그 초상화의 자신은 너무도 해맑은 미소를 보여주고 있었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그 그림만 쳐다보는 미츠하. 그리고. 그 액자 뒤에는 한 가지가 더 있었다.


─ 타... 타키군. 이걸 어떻게...


포장지 안의 액자는 한 개가 아닌 두 개가 있었다. 한 개는 방금 본 미츠하의 초상화. 그리고 나머지 한 개. 그 그림엔 한 가족이 즐겁게 웃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 이건... 우리 가족? 타키군이 어떻게 이걸 그렸...?


사진을 보니 가족이 그리워지는지 미츠하의 눈에는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액자안의 미야미즈가 가족들은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보는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그런 온화한 미소를. 


거기에 자신의 손은 아버지 토시키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 난 축제 때 이토모리에 갔다 오고 나서 이 그림을 그려놨었어. 너무도 보기 좋더라고, 특히 토시키씨랑 너, 두 사람의 관계가 좋아져서 그게 너무 기분이 좋았던 거야. 미리 그려놨었지만 이것은 따로 보관해 놨었지. 


─ 정말 고마워, 타키군. 나 너무 감동해서 어쩔 줄 모르겠네. 진짜 고마워.


너무 기뻐서 울멱이면서도 타키에게 고맙다는 말을 계속 하는 미츠하. 


아마도 미츠하가 받아봤던 어떤 크리스마스 선물보다도 가장 큰 선물이 아니었을까, 가족이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다시 한 번 미츠하에게 일깨워 준 타키였다.



☆ ☆ ☆ ☆ ☆



뒷정리가 끝난 후 어느새 밤이 되어 둘은 집으로 향하는 길을 손을 잡고 걷고 있었다.


─ 으 춥다. 단단히 입었는데도. 완전 무장해도, 겨울은 겨울이구나... 


─ 그래도 이토모리보다는 안 추워, 타키군은 도쿄에만 있었으니까 우리 마을 겨울이 얼마나 추운지 잘 모르지?


─ 알 수가 있나. 내가 거기서 살아 본 것도 아니고 미츠하랑 몸이 바뀌었을 때도 겨울은 아니었으니까. 그래도 가을은 지내봤네. 그 단풍 참 아름다웠는데.


─ 나도 우리 마을 단풍은 정말 좋아했어. 하지만 겨울은 진짜 생각도 하기 싫.... 어? 이거?


말하는 도중 미츠하의 볼에 차가운 게 내려앉는다. 뒤 이어 타키의 머리에도 하얀 무언가가 살포시 내려앉기 시작한다.


─ 눈이다... 도쿄에 눈이라니... 


조금씩 내리던 눈은 이내 함박눈으로 바뀌었다. 둘 사이를 축복하듯이 눈이 소복하게 쌓이는 거리를 두 사람은 손을 마주 잡은 채 걸어가기 시작했다. 서로 아무 말 없이 그냥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3부 5편에서 계속>


<잡담>


눈치없는 타키가 포인트.


미츠하의 고마움을 표현한 이번 편이었습니다. 겨울이니 눈이 없을 수는 없겠죠


너와 함께 영원히는 각 편별로 독립된 이야기로 구성하고 있습니다. 큰 흐름으로 보면 시간 순으로 흐르지만 각 편별로 별도의 단편으로 잘라도 어색하지 않은 그런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읽으실 때 참고하시면 좋을 거 같네요.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편에서 뵙겠습니다.


너의 이름은(팬픽) [긴급알림] 너와 함께 영원히 리뉴얼 관련 2017/05/31 23:59 by 세츠레나

9편까지 쭈욱 써오던 각 편에 리뉴얼을 감행했습니다.

역시 두번째 쓰는 거라도... 오탈자와 내용이 어색한 부분이 많이 보여서 그걸 중점적으로 확인하다보니..

내용추가 및 변경 과 대화체 서술체의 비율 조정등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제 불찰입니다.

오늘내로 다 수정 업로드 될 예정입니다 ...

링크는 이 글에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1편>  그녀석을 찾아서

<2편>  만남, 그렇지만.

<3편>  꿈속에서

<4편>  돌아온 기억과 좋아하는 사람

<5편>  아버지와 딸

<6편>  미야미즈 후타바

<7편>  '그 사람'은 이토모리로

<8편>  네가 원하는데로

<9편>  네 사람의 만남 - 이토모리

<10편>  미래를 향한 첫걸음 1부 완결

- 죄송합니다 -

너의 이름은(팬픽) [너의 이름은 2차 창작] If - 너와 함께 영원히 3부 - 3. 모두의 크리스마스 上 2017/05/31 10:56 by 세츠레나

주의사항


※ 이 작품은 IF 입니다. 오리지널과 설정이 많이 다릅니다.

※ 등장인물의 나이설정이 바뀌어 있습니다. (타키,미츠하 18세로 동갑)

※ 배경은 2016년 12월부터 시작됩니다.



오타지적이나 내용상 이상한 부분은 언제든지 말씀해주세요.

이글은 디시인사이드 너의 이름은 갤러리에 같이올라갔습니다.


3부 너와 함께 영원히



3. 모두의 크리스마스 (上)



얼마 전 카츠히코와 타키가 추진하다가 미츠하와 타키가 갑자기 틀어지는 통에 중단했던 카페 프로젝트. 두 사람이 화해를 한 후 다시 추진하기로 하고 카츠히코와 타키는 은밀한 작전에 돌입했다. 


물론 이번엔 미츠하에게는 뭔가 일을 하고 있지만 완성이 되면 보여주고 싶다고 말을 했고 미츠하는 궁금해 하는 눈치였지만 알았다고 한다. 


─ 타키. 그러니까 장소는 여기. 우리 그 원목탁자하고 의자 만들었던 그 장소가 최적이야. 전망도 좋고. 그리고 무엇보다 땅값이 적게 들어. 아예 공짜로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일단 거기 땅 주인 할아버지한테는 말씀 드려야 하거든.


지금 둘은 이토모리의 지도를 펴놓고 카페를 만들 장소 선정 중이었다. 제일 유력한 장소는 역시나 추억의 그 장소. 타키가 미츠하의 몸으로 열혈 톱질을 했던 그 곳이었다.


─ 그럼 텟시, 규모는 어느 정도로 할 거야? 여기 예시 몇 개를 가져오긴 했는데. 


타키가 가져온 예시를 꼼꼼하게 훑어보던 카츠히코는 한 디자인을 골라냈다.


─ 그래! 이거야! 딱 이 디자인이다! 이거 만들기도 쉬우면서 이토모리의 분위기랑 잘 어울릴 거 같다!


카츠히코는 그렇게 찬탄하면서 그 디자인을 다시 타키에게 보여줬다. 


확실히 심플하다. 규모도 크지 않지만 카페의 기본을 충실하게 지킨 디자인. 거기다가 이토모리에 알맞게 일본풍의 장식까지 가미된 것이었다.


─ 우리 그 때 만들었던 탁자 의자 같은 걸로 해서 배치할까? 우리가 직접 만들어서 말이야.


─ 그거 좋지! 그건 야외용으로 2세트 넣자.


─ 오! 좋다! 4인용 2개지?


─ 당연하지!


갑자기 대화에 활기가 넘치기 시작한다. 아무래도 두 사람이 공감대가 형성 될 수 있었던 계기는 바로 그 카페 만들기부터였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두 사람은 더 잘 맞지 않았을까.



☆ ☆ ☆ ☆ ☆



한편 미츠하는 크리스마스를 한 달 앞두고 타키를 위해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었다.


타키가 미츠하에게 무엇을 보여줄지는 모르겠지만 '완성한 후에' 라고 했고 시간은 꽤 걸릴 거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자신이 타키에게 해줄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 더운 여름 바닷가에서 해변에서 모두와 함께 벌였던 파티. 그 때 타키는 미츠하에게 자신의 요리를 직접 해줬었다. 이번엔 자신이 타키에게 직접 요리를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은 미츠하. 


수험생이란 신분 때문에 시간 내기 어려울 거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미츠하는 이번이 아니면 아무래도 기회를 만들기 힘들겠다고 봤다. 각자 대학을 들어가고 나면 지금의 친구들이 계속해서 모여 줄 거라는 기대는 아무래도 무리이기 때문.



☆ ☆ ☆ ☆ ☆



─ 응? 미츠하양, 부탁이라니... 어떤?


미츠하는 자신이 일하는 카페의 점장을 만나고 있었다. 자신과 타키에게 큰 도움을 주었고, 타키와 싸우고 관계가 틀어졌을 때도 물심양면으로 두 사람의 화해를 도와주었던 그 분.


─ 우리 카페에 이벤트 실을 예약하려고요. 아직 예약이 잡히지 않은 거 같아서 올해는 제가 예약 좀 해도 될까요?


미츠하가 일하는 카페에는 별도의 공간에 이벤트 실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주로 생일이나 연인 기념일에 사람들이 예약하는 그 곳을 미츠하는 빌리고 싶다고 말한 것이다.


─ 음... 남자친구에게 뭔가 해주고 싶은 게 있는 거구나? 좋다. 그 이벤트 실 미츠하양이 예약한 걸로 처리해 주마. 미츠하양이 카페에서 일한 뒤로부터 우리 가게에 매출이 크게 늘었어. 내 그 정도쯤은 해 줄 수 있지.


이번에도 점장은 흔쾌히 승낙했다. 그리고는 곧바로 예약담당에게 이벤트 실 예약 잡혔다고 연락을 한다. 예약자의 이름은 미야미즈 미츠하.


─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미츠하는 점장에게 거듭 고마워하며, 기쁘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장소는 잡았다. 그럼 이제 모일 사람들이 누구인지 조사를 해봐야겠지? 물론 타키에게는 비밀로 하고 진행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절대로 들키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타키에게 살짝 언급정도는 해주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 미츠하.


[타키군이 나한테 완성되면 보여주겠다고 한 거 있었지? 나도 타키군에게 보여주고 싶은 게 있긴 한데. 조금만 기다려줘. 다만 12월 24일 저녁에 우리카페에 놀러와.]


그렇게 타키에게 메시지를 보낸 후 미츠하가 제일 먼저 연락한 사람은 오쿠데라였다.


자세한 이야기를 전해들은 오쿠데라는 당연히 오케이 사인을 냈고, 미츠하는 오쿠데라가 해 줄 일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다음은 카츠히코와 사야카. 둘은 연애 중이라 제일 먼저 시간이 가능한지부터 물어 봤다.


─ 우리야 얼마든지, 시간 낼게. 미츠하의 부탁이라면 난 항상 준비되어 있으니까.


사야카는 미츠하의 부탁에 흔쾌히 승낙했고, 카츠히코에게 전해주겠다는 말과 함게 통화를 종료했다.


마지막으로 신타와 츠카사. 신타에게는 요리를 부탁할 생각이었고, 츠카사에게는 이벤트가 시작할 때까지 타키를 외부에서 전담마크 시키기로 했다.


츠카사는 엄지를 척 세우면서 호언 장담했다.


─ 내가 타키의 보호자잖아. 그건 나 아니면 할 수 없어. 



☆ ☆ ☆ ☆ ☆



이제 배우들은 모았고, 다음으로 자신이 해야 될 일을 메모장에 적어놓은 미츠하. 파티도 파티지만 그 후의 일에도 조금은 신경 써야 할 듯 했다. 


왜냐하면 두 사람이 처음 같이 맞이하는 크리스마스라는 의미도 있었기 때문.


작년에 타키는 도쿄에서 미츠하는 이토모리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냈었다. 미츠하는 도쿄행이 결정 되었었지만 준비하는 과정이 너무 오래 걸렸었고, 타키는 가게의 아르바이트에 바빠 챙길 시간이 없었던 것. 하지만 이번에는 둘이 같이 지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미츠하는 더욱더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 미츠하, 도대체 뭘 준비 하길래? 나 궁금하게 만드는 거야? 아르바이트까지 빠지라고 하다니... 대타도 없어서 지금 곤란해. 점장님한테는 말은 해보겠지만... 


─ 에헤헤, 지금은 정말 미안해. 그 때 되면 알게 될 거야. 그러니까 궁금해도 조금만 참아줄 것!


가끔 타키가 미츠하에게 무엇을 하는지 궁금하여 그렇게 물어봐도 미츠하는 그 때마다 기다리라는 말로 타키의 질문을 잠재워 버렸다.


─ 뭐 나도 미츠하에게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했으니 할 수 없지. 알았어. 기다려줄게. 


─ 응! 타키군이 분명 실망하지 않을 거야. 그건 내가 보장해!


─ 나도 내가 미츠하에게 보여 주고 싶은 건 절대로 미츠하가 좋아할 거야. 나도 실망시키지 않을 거니까!


─ 오? 기대되는데? 나 조금은 기대해도 되는 거야?


─ 물론! 미츠하가 아주 만족할거야. 하하


그런 식으로 서로를 믿고 기다리는 두 사람. 얼마 전의 사건이 그런 두 사람에게 신뢰를 쌓게 해준 것이다. 조금만 더 서로를 믿고 기다려 주기로 했기에, 그리고 그 기다림은 상대방을 절대로 실망시키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기에.


타키는 미츠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쿠데라를 통해 24일 아르바이트를 다른 날에 해도 되겠냐는 의견을 타진했다. 물론 점장은 바로 오케이. 거기에 더해 다른 날에 하지 않아도 되고 그날은 휴가 처리를 해주겠다는 답이 왔다.


미츠하가 이벤트 실을 예약한다고 말할 때부터 두 사람의 휴일을 맞춰주고 싶어 했던 점장이었고 마침 타키가 휴가 신청을 하자 그대로 허가를 내준 것.



미츠하는 자신의 폰으로 크리스마스 이벤트에 관해 열심히 검색 중이었다. 그 중에서 가장 관심 있게 본건 장식 부분과 요리 부분. 속마음은 더 보고 싶은 것이 있었지만, 그것은 나중문제.


─ 장식은 이렇게 하면 되고... 요리는 신타군은 믿을 수 있으니까, 흠....


그러면 이제 남은 건 자신이 어떻게 타키의 입을 만족 시킬 것인가. 미츠하도 요리실력이 절대 뒤지지 않았다. 다만 타키와는 다르게 미츠하는 전통적인 일식쪽으로 주로 조림류 라던가 볶음류에 강했던 것. 


그리고 아직까지 타키에게 보여주지 않은 것이 있었다. 그리고 미츠하는 그것을 크리스마스 파티에 내놓을 계획이었다. 


그것은 타키는 할 수 없는 미츠하만의 비장의 무기. 크리스마스 파티에 일식을 내놓기엔 아무래도 뭔가 생뚱 맞지만, 지금 미츠하의 비장의 무기라면 충분히 잘 어울릴 수 있는 그런 것이었다.



☆ ☆ ☆ ☆ ☆



여느 때처럼 하교길에 두 사람은 나란히 손을 잡고 걸어가고 있었다. 


최근들어 미츠하의 얼굴에서 피로한 기색이 느껴지는 지 타키는 미츠하에게.


─ 미츠하, 요즘 많이 피곤해보여. 또 그 때처럼 아픈 건 아니지? 몸 아프면 꼭 말해줘. 지난번처럼 또 그러면 정말 곤란하니까.


미츠하는 걱정 말라고 괜찮다고 하며 타키에게 웃으면서 답을 해줬지만, 피곤한건 사실이었다.


센터시험 접수가 끝나서 시험까지는 이제 2개월 남짓, 하지만, 이번 크리스마스만큼은 절대로 놓치지 않고 싶어서 미츠하는 무리를 하고 있었다. 


─ 그러는 타키군도 요즘 들어서는 조금 힘든 모양이네? 내가 잘 챙겨주지 못해서 그런 거야?


미츠하에게 걱정스럽게 물어보기는 해도 타키도 시험이 다가오기 시작하자 슬슬 압박감을 받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거기다가 타키 나름대로도 나름 준비하는 것이 2가지나 더 있었던 것. 


─ 힘들 때는 언제나 말해. 우리는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존재니까. 알았지?


─ 응, 알았어. 서로에게 걱정시키지 말자. 더군다나 지금은 우리에게도 굉장히 중요한 시기니까. 하지만 무리는 절대로 하지말자.


서로에게 다짐을 받는 두 사람이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를 기대하는 두 사람의 자세는 방법은 달랐지만, 방향은 같은 것이었다.



☆ ☆ ☆ ☆ ☆



미츠하는 자신의 집에서 어떤 과자를 만들지 연구하는 중이었다. 카페 아르바이트 경험 덕분에 이제는 거의 모든 과자를 만들 수 있었지만, 타키가 좋아하는 과자 취향까지는 알 수 없었다.


생각해보면 타키는 미츠하와 데이트 등으로 카페를 갈 때, 진한 아메리카노나 카푸치노를 즐겨 마시면서도 디저트에는 관심이 없었다. 나오는 디저트는 모두 미츠하의 몫이었던 것. 가끔 손이가는 디저트가 있긴 했지만 그건 기본적으로 나오는 쿠키 뿐이었다.


어떻게 보면 상호 보완관계이긴 하지만... 타키는 카페에 오면서 인테리어 공부를 할 수 있는 것이고, 미츠하는 자신이 먹고 싶은 디저트를 마음껏 먹을 수 있었기에. 카페는 두 사람의 최적의 데이트 장소였다. 수험생이라는 신분도 있어서 멀리 못놀러가는 것도 한 몫했고 거기다가 카페에서는 공부도 할 수 있었으니 1석 2조인셈.


─ 아참 쿠키 뿐만 아니라, 음료도 만들어야겠다. 내가 직접 만드는 카푸치노 정도면 좋아하겠지. 


거기에 더해 라떼 아트로 타키의 얼굴을 그리는 것도 포함하여.


상상을 하니 갑자기 기분이 좋아진다. 미츠하는 오븐에서 나오는 과자를 보며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 ☆ ☆ ☆ ☆



한편 타키는 스케치북을 열어놓고 끙끙대고 있었다. 옆에는 예전에 그렸다가 미츠하에게 빼앗길 뻔한 이토모리시절의 미츠하의 초상화가 있었다. 활짝 웃는 얼굴이 누구보다도 귀여웠던 미츠하.


그래서 지금 미츠하의 초상화를 어떻게 그릴지 고민이 되는 것이었다.


─ 언젠가는 이 초상화 내가 다시 그려서 줄게.


그 때 말했던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하지만 너무 피곤했던 탓일까... 타키는 그만 책상 위에서 잠들어 버리고 말았다.



꿈속에서 타키는 어느 거리를 걷고 있었다. 그리고 흘러나오는 음악소리. 그저 흔한 음악소리일 줄 알았는데, 가사가 왠지 또렷하게 들리는 기분이다.



다가서지 못하고 헤매이고 있어. 좋아하지만 다른 곳을 보고 있어.


가까워지려고 하면 할수록 멀어져 가는 우리 둘의 마음처럼


만나지 못해 맴돌고 있어, 우린 마치 평행선처럼~



타키는 걸음을 멈추고 잠시 그 음악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미처 말하지 못했어, 다만 너를 좋아했어, 


어린 날의 꿈처럼 마치 기적처럼,


시간을 달려서 어른이 될 수만 있다면~


거친 세상 속에서 손을 잡아줄게~



처음에 미츠하에게 고백 받고 자신은 미츠하에게 미처 하지 못했던 말... 좋아해. 그 때 하고 싶었지만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에야 그 말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 미츠하와 타키는 곧 어른이 되기 위한 마지막 여정을 가고 있었다. 분명 힘들고 지치는 일도 있을 거고 세상은 그들의 앞길을 평탄하게 하지만은 않을 것인즉. 손을 잡아줄게... 서로에게 의지가 되는 그 말.


생각을 하는 동안 노래의 마지막 구절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거 하나만 약속해.


변치 않기를 바랄게.


그때도 지금처럼 날 향해 웃어줘



갑자기 미츠하가 환하게 웃는 모습이 떠오른다. 정말 티끌 한 점 없이 맑은 미츠하의 미소. 타키가 정말 그리고 싶었던 바로 그 미소였다.


타키는 그곳에서 걸음을 옮겨 자신의 집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잠에서 깨어난 타키의 손은 이미 스케치북을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싶었던 그 모습을 그리기 위해.



☆ ☆ ☆ ☆ ☆



모두들 센터시험 준비와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준비하느라 분주한 가운데, 드디어 기다리던 그 날이 밝았다. 


미츠하는 미리 준비하고 나와서 카페로 향하고 있었다. 손에는 집에서 미리 만들어놓은 수제 쿠키가 들고. 모두에게 줄 음료는 카페에서 미츠하가 직접 만들어서 서빙 할 예정이었다. 물론 타키꺼는 스페셜로.


─ 미츠하 준비는 잘돼가? 


사야카가 미츠하를 도와주러 카페에 왔다. 그녀의 손에는 간단한 장식을 할 준비물이 손에 들려있었다.  


─ 어서와 사야찡. 와줘서 고마워.


─ 아니야, 그래도 너희들, 싸우는 거보다는 지금 모습이 훨씬 낫다. 서로에게 어떻게든 해주려고 하는 모습이 원래 너희의 모습이니까.


─ 아... 아하하... 


멋쩍은 표정으로 왼손가락을 다시 머리에 꼬고 있는 미츠하. 살짝 곤란하거나, 부끄러울 때 나오는 행동이었다. 


사야카가 와서 조금 준비가 수월해진 미츠하는 테이블 세팅 및 바닥청소를 깔끔하게 했다. 카페에서 일하면서 늘상 하는 것이었기에, 오히려 즐겁다는 느낌으로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는 미츠하였다.


─ 여 미츠하, 나도 왔어. 


카츠히코와 신타가 같이 왔다. 신타는 집에서 요리를 해오느라 양손에는 오늘 먹을 요리들이 가득했다. 카츠히코는 그런 신타의 도움 요청으로 같이 짐꾼을 자청하여 함께 들고 온 것.


─ 오늘의 요리는 기대해도 좋아! 내가 정말 최선의 솜씨로 구현해 냈으니까! 그리고 오늘은 즐거운 날이잖아? 즐거운 날에 훌륭한 요리를 빠뜨리면 내가 섭섭해!


듬직한 덩치에 신타는 그렇게 해맑게 웃고 있었다. 친구를 위해서라면 예전부터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타키미츠 커플을 시샘하면서도 열심히 응원하는 그였다.


─ 야호! 오쿠데라 들어갑니다!


곧이어 도착한 오쿠데라까지. 이제 모든 사람들이 모였다. 준비는 완벽했고 이제 주인공만 오면 되는 거였다.


그런데 그 주인공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 ☆ ☆ ☆ ☆



─ 츠카사, 너 도대체 언제까지 나 끌고 다닐 참인데? 뭔 전담마크도 아니고 너 오늘따라 이상하다?


─ 이상할 게 뭐가 있냐. 나는 타키의 보호자니까 잘 감시하는 것뿐인데? 그리고 네가 널 끌고 다니는 게 아니라 네가 날 끌고 다니는 거잖아. 주객전도 시킬래 자꾸?


특유의 안경 추켜세우기를 시전하면 츠카사는 타키의 질문에 그렇게 대꾸한다. 


며칠 전 츠카사는 타키에게 24일에 카페 순회를 갈 거니까 코스를 짜라고 일방적인 통보를 해왔다. 타키는 그런 츠카사의 행동에 별 의심 없이 어차피 아르바이트도 나가지 않으니 미츠하랑은 저녁때 만나니까 낮 시간 동안 돌아다닐 코스를 짠 참이었다.


그런데 오늘따라 츠카사가 타키가 가는 곳마다 이곳은 뭐가 좋지 않다는 둥, 여기는 이게 맘에 안 들어 라는 둥. 계속 태클이었던 것. 


타키는 그런 츠카사에게 슬슬 지쳐가던 참이었다. 하지만 츠카사는 아랑곳 하지 않고 다음 코스로 재촉했다. 


슬슬 짜증이 나려고 하던 참.


─ 띠링


타키의 전화기에서 알람이 울린다. 발신자는 미야미즈 미츠하


[오늘 약속 잊지 마? 꼭 와야 돼?]


간단하지만 확 와 닿는 짧은 메시지. 미츠하의 약속을 다시금 떠올렸다 그리고 시간을 보니...


─ 으아악!! 뭐야!! 늦었잖아!!!!  츠카사, 너 내가 아까 말 안했냐? 나 미츠하랑 시간약속 해놨다고!! 


─ 응? 분명히 말했지?


─ 그러면 너, 내가 못 챙기더라도 너라도 챙겨야 될 거 아니야. 망했네. 지각이야!


─ 훗! 그렇다면 이 몸이 또 변호사로 가줘야겠군. 분명 미츠하가 일하는 카페였지? 같이 가줄게.


오늘따라 구렁이를 한 두어 마리 삶아 먹은 듯 츠카사의 능청이 대단하다. 하지만 급해진 타키는 그런 츠카사의 말에 어울릴 시간은 이제 없었다.



시내를 질주 하는 두 남자. 전철역으로 뛰어 들어가 전철을 탔지만, 이미 약속시간에 10분 정도 늦을 거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지난번의 일로 미츠하가 화가 날까봐 행동에 조금 조심스러웠던 타키는 다시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미츠하가 또 화를 낸다면 이번엔 정말 미츠하의 앞에 무릎 꿇고 석고대죄라도 해야 겠다는 생각과 함께 카페로 발걸음을 옮겼다.


<3부 4편에서 계속>



<잡담>



이번편에는 여자친구의 시간을 달려서를 집어넣었습니다. 


쌩뚱맞다고 생각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노래가사로 영감을 얻는 다는 발상도 괜찮을거 같아서 시도해봤는데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모티브는 유튜브의 너의이름은 여자친구 매드였습니다. 매칭이 잘되더라고요.


노래를 통해 진행하는 방식은 한 번 더 나옵니다. 


너와 함께 영원히는 각 편별로 독립된 이야기로 구성하고 있습니다. 큰 흐름으로 보면 시간 순으로 흐르지만 각 편별로 별도의 단편으로 잘라도 어색하지 않은 그런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읽으실 때 참고하시면 좋을 거 같네요.


다음 편에서 뵙겠습니다.


너의 이름은(팬픽) [너의 이름은 2차 창작] If - 너와 함께 영원히 3부 - 2. 얼음이 녹듯 2017/05/29 19:44 by 세츠레나


주의사항


※ 이 작품은 IF 입니다. 오리지널과 설정이 많이 다릅니다.

※ 등장인물의 나이설정이 바뀌어 있습니다. (타키,미츠하 18세로 동갑)

※ 배경은 2016년 12월부터 시작됩니다.



오타지적이나 내용상 이상한 부분은 언제든지 말씀해주세요.

이글은 디시인사이드 너의 이름은 갤러리에 같이올라갔습니다.


<이전편보기> 



3부 너와 함께 영원히



2. 얼음이 녹듯



이젠 점심시간에도 옥상에 올라오지 않는 두 사람. 나머지 4명은 둘러 앉아 점심을 먹으면서도 아무 말이 없었다. 아무래도 그 둘이 빠진 자리가 너무도 컸던 것.


─ 야, 진짜 이 상태, 쟤네 졸업할 때까지 가는 거 아니야? 걱정이다.


─ 그러게, 벌써 일주일째야. 예전에 쟤들 알던 사람은 놀래 자빠지겠네.


─ 도대체 왜 그런데?


─ 몰라, 물어보려고 하면 내가 눈빛에 제압당해버려. 왜 물어보냐는 식이야.


일주일째인데도 도무지 개선관계가 보이지 않는 두 사람에 대해 슬슬 걱정이 되던 나머지 친구들.


─ 무슨 방법이 없을까? 쟤들 저러는 거 너무 보기 안쓰러워. 차라리 질투가 나더라도 예전에 꽁냥대던 모습이 더 보기 좋았다. 지금의 저건 절대로 쟤네들의 모습이 아니야.


─ 음... 어쩌지...? 


그 때 언제나처럼 문제 해결사 츠카사가 눈을 빛냈다. 


─ 내게 방법이 있어. 걱정 마. 


역시나 둘이 빠지더라도 의견을 내는 사람한테 시선 집중되는 건 똑같아서 이번엔 츠카사에게 모든 이목이 집중되었다.


츠카사는 안경을 오른손 검지로 추켜올리면서. 


─ 나한테 맡겨! 대신에 너희들도 도와줘야 돼. 알았지?



☆ ☆ ☆ ☆ ☆



본격적인 작전에 돌입한 츠카사. 이번에도 두 사람하고 밀접한 관계가 있는 사람에게 말해야한다. 바로 오쿠데라 미키.


─ 어머? 그 두 사람이? 절대 그렇지 않아 보이던데?


─ 요즘 무서워요. 진짜 장난 아니에요. 일주일째 서로 한마디도 안하고 있다니까요.


츠카사에게 둘 사이의 관계를 들은 오쿠데라는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최근에 타키가 뭔가 의욕이 없어 보이긴 했지만, 다른 이유가 있지 그것이 미츠하랑 다퉜기 때문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츠카사에게 계획을 물어본 오쿠데라는 자신이 도와줄 일이 있으면 도와주겠다고 했다. 그리고 그것은 바로 찾아왔다. 바로 두 사람의 휴일을 맞추는 것. 


미츠하와 타키의 아르바이트는 휴일이 서로 달라 같이 쉬는 날이 겹치는 날이 휴일을 제외하고 한 달에 한두 번에 불과했다. 그렇기에 두 사람의 휴일 중 한 사람을 조정하는 수밖에 없었고, 오쿠데라는 타키의 휴일을 조정하기로 하고 점장하고 이미 이야기까지 맞췄다. 


점장은 그런 두 사람의 사연이 안타까웠는지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도와주겠다고 했다. 오쿠데라는 추가로 점장에게 뭔가를 부탁하였다. 물론 점장은 그에 대해 흔쾌히 승낙하였고, 작전은 은밀히 실행되기 시작했다.



☆ ☆ ☆ ☆ ☆



─ 타키군, 요즘 힘들지 않니? 슬슬 대학시험도 다가오고 그래서 많이 힘겨울 거 같은데.


─ 아니에요. 원래 제가 아르바이트 하던 건 계속 해야죠 끝까지 하겠다고 말한 건, 전데요 뭐...


─ 후훗, 너라면 그렇게 말할 줄 알았어. 자 이번 주 특별 휴가권이야. 금요일에는 아르바이트 나오지 않아도 돼.


특별 휴가권? 타키는 듣도 보도 못한 말에 고개를 갸우뚱 거린다. 하지만 앞에 있는 오쿠데라는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아르바이트를 하루 쉬게 해주겠다고 한 것이다. 이미 점장하고도 이야기가 끝났다고 하니, 타키가 그걸 거절하고 아르바이트를 무리해서 나올 필요는 없을 거 같았다. 이내 승낙한 타키. 


타키쪽은 성공이라고 츠카사에게 메시지를 보낸 오쿠데라. 이번엔 미츠하의 차례다. 카츠히코와 사야카가 나설 차례인 것.


─ 미츠하, 요즘 너 우울해 보이는데. 뭐 이유는 묻지 않을게. 우리랑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그 레스토랑에서, 너 거기 요리 제대로 먹어본 적 없잖아? 


─ 음... 내키진 않지만... 


─ 너 요즘 제대로 먹는 거 못 봤어. 그렇게 먹성 좋던 애가 아무것도 안 먹는걸 보니 내가 속상해서 그래. 가자 미츠하~


─ 사야가 그렇게 부탁한다면야... 알았어. 금요일 저녁 이었지? 마침 아르바이트도 쉬는 날이니까 시간 비워둘게.


─ 오케이, 그럼 그날 학교 끝나고 같이 가자. 


사야카에게서 미츠하 쪽도 성공이라는 메시지를 받은 츠카사. 이제 본격적으로 작전을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그 작전을 메시지로 전해 받은 친구들과 오쿠데라는 모두 오케이 사인을 보냈다.



☆ ☆ ☆ ☆ ☆



그리고 당일인 금요일이 되었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타키에게 오쿠데라의 급한 연락이 왔다. 


─ 타키군, 정말 미안하게 됐어. 오늘 쉬는 날이잖아. 갑자기 주방에서 한 자리가 펑크 났어. 급체해서 오늘 못나온다고 해서. 주방 보조가 필요한데. 타키군, 주방일 했었잖아. 그래서 좀 부탁하려고. 대신에 오늘 급여는 1.5배로 해줄게, 정말 미안해. 부탁할게.


어차피 오늘 할 일도 없어서 그냥 집에서 공부나 하면서 뒹굴 거리려던 참이라 타키는 오쿠데라의 부탁에 흔쾌히 승낙을 했다.


서둘러서 레스토랑에 도착한 타키는 오늘은 홀 서빙이 아닌 주방으로 배정 받았다. 그런데...


─ 네? 제가 메인 요리를요? 


─ 응, 네가 제일 자신 있는 요리로 해달라고 주문했어. 손님이. 어떤 음식도 상관없이 나오는 걸 먹겠다고 하네. 2종류다. 너 특별지명이야.


─ 그...그런 말도 안...


오늘 여기 있는 식재료 네 맘대로 써도 좋으니까 너만의 요리를 완성시켜봐라! 라고 메인 주방장은 타키의 등을 살며시 밀어준다.


타키는 그저 어안이 벙벙할 뿐이었다. 도대체 어떤 손님이 그런 엉뚱한 주문을 했을까 라는 궁금증이 계속 커지는 가운데 주방에서는 절대 타키를 한 발짝도 못나가게 하고 있었다. 그 손님은 타키에게 보여지는 걸 원치 않는다는 이유였다. 


일단 보이는 재료를 쭉 훑어보는 타키. 평소에 잘하던 요리는 2가지였다. 스페인식 볶음밥과 이탈리안 파스타. 그 두 가지는 ‘그녀’에게도 해줬던 요리였다. 공교롭게도 지금 눈에 보이는 재료들은 그 두 가지 요리를 하는데 안성맞춤이었던 재료들이었다. 


한참을 고민하던 타키는 결국 자신이 할 요리를 정하고 조리를 시작했다. 요리를 하는 내내 그것을 먹고 행복해 하던 ‘그녀’의 얼굴이 떠올랐지만 애써 지우려고 노력했다. 아직 ‘그녀’에 대한 화가 덜 풀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그 요리들이 갑자기 하고 싶어진 기분이 들었던 이유를 타키는 모르는 것이다.



☆ ☆ ☆ ☆ ☆



─ 미츠하, 준비 다됐어? 나, 너희 집 앞인데?


─ 응 준비됐어. 사야 곧 나갈게.


시간에 맞춰 카츠히코와 사야카가 미츠하를 데리러 왔다. 오늘은 오랜만에 그렇게 3명이 옛날 기분을 내보자는 사야의 생각이었다.


미츠하의 집에서 레스토랑까지의 거리는 얼마 멀지 않아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마침 홀에 나와 있던 오쿠데라가 그런 미츠하를 반겼다.


─ 어머~ 이게 누구야. 미츠하양이네? 정말 오랜만에 보는 거 같아. 자주 좀 오지. 내가 잘해 줄 수 있는데. 


─ 아.. 안녕하세요. 오쿠데라 선배. 죄송해요 자주 와야 하는데 그게 또 맘처럼 쉽지 않네요. 근처카페에서 일하는 데도요. 헤헤.


오랜만에 웃음 짓는 미츠하. 하지만 그 웃음에도 쓸쓸함이 묻어나는 것을 오쿠데라는 놓치지 않았다. 


─ 요즘 뭐 안 좋은 일이 있었나봐. 표정이 그렇게 좋지 않네. 혹시 어디 아프거나 그러진 않았지? 아프면 안돼요. 특히 미츠하양은 자취하니까.


─ 아 그런 건 아니에요. 아픈 데는 전혀 없어요. 헤헤.


─ 그렇다면 다행이고, 아 오늘 예약은 텟시가 했어. 오랜만에 셋이서 보는 거 즐겁게 놀다 가~ 자리로 안내해줄게. 3번 테이블로 가면돼.


그렇게 오쿠데라가 미츠하와 이야기 하는 동안 주방에서는 요리를 끝낸 타키는 주방장의 지시로 뒷문으로 나와 쉬고 있었다. 


─ 하... 왠지 그리워 졌어. 이 요리 정말 오랜만에 했네. 과연 누가 먹어줄까. 


그런데 조리를 할 때부터 떠오르던 ‘그녀’의 얼굴이 지워지지가 않는다.  타키는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고였다. 뒤쫓아 가서 진심으로 사과하면 끝날 일이었는데 괜한 자존심 때문에, ‘그녀‘와의 관계가 틀어진 게 마음에 계속 걸려 서였을까. 타키는 소매로 흘러내리는 눈물을 훔쳤다.


─ 여 타키, 근무 중이었냐? 너 오늘 쉰다고 하지 않았어? 


낯익은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츠카사와 신타였다. 타키와 친하게 지내다 보니 이젠 타키가 언제 근무 중에 쉬는지 알아서 자주 그 뒷문 쪽으로 와서 수다를 떨다 가곤 했었다. 


─ 오늘은 좀 괜찮아? 어? 너 얼굴 왜 그래? 어디 뭐 눈이라도 아픈 거야? 


타키의 눈이 살짝 붉게 충혈 되어 있었다. 역시나 우리의 예리한 츠카사님은 그걸 봐버렸다. 


─ 아무것도 아니야. 그나저나 너넨 여기 웬일이야? 


─ 너 쉰다고 해서 같이 놀려고 했더니 오쿠데라 선배가 너 오늘 갑자기 일한다고 하잖아. 그래서 와봤지. 


능청떠는 건 정말 세계 수준급인 츠카사, 하지만 타키는 그런 친구가 오늘따라 든든하게 느껴졌다. 


─ 나 정말 사과하고 싶은데... 미츠하에게... 내가 잘못했으니까.


그런 타키의 갑작스런 말에도 츠카사와 신타는 말없이 그런 타키의 어깨를 다독여 줬다.



☆ ☆ ☆ ☆ ☆



─ 자 주문한 음식 나왔어. 사야. 예약한 거 이거 맞지? 그 사람이 직접 만든 걸로 말이야.


─ 네 맞아요. 와~ 이거구나. 진짜 맛있겠다.


오쿠데라가 예약한 음식이라면서 미츠하들에게 갖다준 건 미츠하도 매우 좋아하는 메뉴였다. 타키가 미야미즈가에서 미츠하에게 처음으로 해줬던 그것. 사야카가 어떻게 그걸 알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미츠하는 그 요리들을 보자마자. 갑자기 눈물이 나는 것이었다.


─ 어머, 내가 왜 이러지.


요리를 보자 떠오르는 한 사람의 얼굴.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얼굴이 떠오르자마자 눈물이 나는 것이었다.


─ 미츠하? 괜찮아?


옆에서 카츠히코가 손수건을 꺼내어 미츠하에게 준다. 미츠하는 그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은 후


─ 아 미안, 먹을 걸 두고 이러는 거 아닌데 참.. 


그리고는 앞에 있는 음식을 한 숟갈 떠서 입에 넣는다. 


「미츠하, 너 이거 좋아했지? 오늘은 내가 직접 했으니까 먹어봐.」


‘그’의 자상한 목소리가 환청으로 들리는 건 착각이었을까. 미츠하는 먹던 숟가락을 내려놓고 잠시 먼 산을 바라봤다.



☆ ☆ ☆ ☆ ☆



쉬고 있던 중 주방장에게 갑작스런 호출을 받은 타키. 이번엔 진짜 엉뚱한 업무가 주어졌다. 


─ 홀에 스페셜 서빙이 들어왔어. 자 이거 들고 나가봐. 3번 테이블이다. 


주방장이 타키에게 건네준 건 보리차 한잔. 점점 알 수 없는 일들에 타키는 그거 고개를 갸웃거릴 뿐이었다. 이번엔 스페셜 서빙이라니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거기다가 달랑 보리차 한잔이라니.


3번 테이블은 주방에서 바로 보이지 않는 곳에 위치해 있었다. 타키는 그 곳으로 보리차를 들고 의문만 잔뜩 가지고 서빙을 하러 나갔다.


하지만, 그 곳에 도착한 타키는 그 보리차를 떨어뜨릴 뻔했다. 


거기에 앉아있던 건, 요리를 하면서 계속 마음속에 떠올랐던 ‘그녀’였다.



☆ ☆ ☆ ☆ ☆



미츠하는 목이 메어 차마 앞에 있는 음식을 다 먹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것을 본 사야카는 물 한잔 갖다 주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났고, 텟시는 잠시 화장실을 가겠다며 자리를 떴다. 


테이블엔 미츠하 혼자였고, 미츠하는 앞에 놓여 있는 요리들을 먹을 생각을 못하고 가만히 바라보기만 하고 있었다. 그리고 무심코 고개를 들었을 때, 얼어붙은 듯 움직일 수가 없었다.


거기엔 ‘그’가 있었다. ‘그’도 마찬가지로 미츠하를 보자마자 얼어붙어 아무 동작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저 둘은 서로를 바라만 볼 뿐 아무런 대화도 할 수가 없었다.


─ 어...어떻게...


간신히 입을 열었지만, 미안함에 차마 ‘그’의 이름을 말 할 수 없었던 미츠하. ‘그’도 마찬가지였는지. 천천히 들고 온 보리차를 살며시 테이블에 올려놓고 간신히 한마디를 꺼냈다.


─ 우선 이거 마셔. 설탕을 탄 보리차래. 너 이거 좋아했잖아. 


그리고.


─ 요리 어땠어? 오랜만에 만들었는데 네 입맛에 맞았나 모르겠네. 


그 말을 들은 미츠하는 복잡한 감정들이 얽힌 채 갑자기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 바보. 이런 기분으로 만들어놓고는 맛있을 리가 없잖아. 


그런 미츠하에게 타키는 다시 조용하게 정말로 말하고 싶었던 것을 간신히 용기를 내어 말했다.


─ 미안해. 미츠하. 정말로... 진짜로 사과하고 싶었어. 난 미츠하에게 숨길 생각은 없었어. 그저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말하고 싶었어. 정말 미안해.


일주일이나 지났지만 그래도 그 말을 안 하면 평생 가슴에 앙금으로 남아 있을 거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말을 꺼내고 나니 가슴이 후련해진다. 


미츠하는 울먹이면서 타키에게 달려들었다.


─ 야, 이 바보야. 진짜 너란 사람은 너무해... 빨리 좀 말해주지. 난 계속 기다렸단 말이야. 나도 너한테 미안해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고. 


─ 정말 미안해. 난 미츠하에게 한 약속을 어긴 대다가 내 잘못인데도 미츠하의 태도 때문에 화가 났었어. 가만히 생각하면 나도 참...


─ 말하지 마. 나였어도 아마 그랬을 거야. 난 타키군에게 신뢰를 받지 못한다고 혼자 생각해버려서 엄청 화났었다고. 내 자신에게. 그런데 그걸 타키군한테 ..


─ 됐어. 이미 지나간 일이잖아. 다시 한 번 이 자리에서 약속할게. 난 미츠하에게 앞으로 무슨 일이 있더라도 미츠하에게 신뢰를 잃지 않도록 할게.


─ 나도. 타키군, 내가 타키군이 항상 나를 믿는다고 생각할게. 이번 일도 내가 오해해서 일어난 일이기도 하고. 물론 자신의 잘못은 알고 있겠지?


─ 응, 정말 말조심 할게. 미츠하.


눈물을 그친 미츠하와 그런 미츠하를 쳐다보는 타키 두 사람 주변으로 이제까지 도움을 줬던 친구들이 모두 모였다.


─ 자! 요리 식겠다. 좀 더 가져올 테니까 많이들 먹어! 오늘은 타키군 급료에서 빼는 거야?


오쿠데라의 말에 화들짝 놀라는 타키.


─ 엑? 오쿠데라 선배? 그... 그건... 너무해요 ... 


─ 너무하긴? 타키군이 1차 원인 제공자라는 건 이미 다 알고 있는데? 


여전히 특유의 웃음을 잃지 않고 말하는 오쿠데라를 보며 타키는 완전히 졌다는 제스쳐를 취했다.


─ 아...... 그건 그렇죠... 알았어요...


화해를 한 두 사람과 그 친구들은 예전처럼 다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저녁식사를 하였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을 꾸민 사람이 츠카사라는 것을 알게 된 타키는, 


─ 역시 너는 방심할 수 없는 녀석이야. 


라는 한마디로 모든 말을 대신했다. 


하지만 역시 또 한 사람을 빠뜨릴 수는 없었다. 


─ 오쿠데라 선배, 정말 미안해요. 계속해서 신세만 지네요. 


─ 응? 아니야. 나는 너희들이 행복한 모습만 봐도 기분이 좋아. 앞으로 그런 모습 쭉 이어가~ 내가 지켜볼 거야? 


오쿠데라는 역시 오쿠데라였다. 


그렇게 두 사람의 사이는 얼음이 녹듯 다시 연인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친구들 덕분에. 


그리고 두 사람의 믿음이 되살아난 덕분에.


<3부 3편에서 계속>



<잡담>


일단은 완결 짓겠습니다. 너무 방치해뒀네요..


너와 함께 영원히는 각 편별로 독립된 이야기로 구성하고 있습니다. 큰 흐름으로 보면 시간순으로 흐르지만 각 편별로 별도의 단편으로 잘라도 어색하지 않은 그런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읽으실때 참고하시면 좋을거 같네요.


혹시라도 이것이 더 좋겠다. 이렇게 하는 것도 괜찮겠다. 마음껏 달아주세요. 지적도 환영합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편에서 뵙겠습니다. 아니 10분뒤에 뵙겠습니다 (?)


너의 이름은(팬픽) [너의 이름은 2차 창작] If - 너와 함께 영원히 3부 - 1. 뜻밖의 오해 2017/04/26 18:32 by 세츠레나


주의사항


※ 이 작품은 IF 입니다. 오리지널과 설정이 많이 다릅니다.
※ 등장인물의 나이설정이 바뀌어 있습니다. (타키,미츠하 18세로 동갑)
※ 배경은 2016년 12월부터 시작됩니다.


오타지적이나 내용상 이상한 부분은 언제든지 말씀해주세요.

이글은 디시인사이드 너의 이름은 갤러리에 같이올라갔습니다.



3부 너와 함께 영원히


1. 뜻밖의 오해



얼마전 미야미즈가 복구공사 설계 관계로 카츠히코와 만났던 타키는 그 날 말했던 약속을 이제 실행하기 위해 다시 만나고 있었다. 


프로젝트명 : 이토모리 카페 건축 계획. 


이건 두 사람만의 비밀로 실행하기로 하고 이제 설계에 들어갈 참이었다. 


회의가 끝난 후 카츠히코는 타키에게 신신당부했다.


─ 이거 절대로 미츠하한테는 말하지마. 정말로 알면 김새서 안 돼. 사야카한테도 마찬가지고.


─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 텟시, 다 완성되는 날 미츠하한테 보여주고 싶어.


그렇게 두 사람사이에 비밀 협약이 맺어졌고 그렇게 둘은 서로 맡은 일을 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렇게 시작된 일은 이제까지 순풍을 받으며 발전해 왔던 미츠하와의 관계에 큰 역풍을 불러일으킬 줄은 아무도 몰랐다.



☆ ☆ ☆ ☆ ☆



미츠하의 눈치는 예전부터 엄청나게 빨랐기 때문에 숨긴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라는 거쯤은 알고 있었지만, 타키는 카페프로젝트에 집중한 나머지 최근 그녀에게 약간 소홀했던 점을 반성해야 할 거 같았다. 


방과 후 집에 돌아가는 길에 미츠하는 타키에게 돌발 질문을 던졌다.


─ 요즘 타키군 이상하지 않아? 나한테 뭔가 숨기는 거 있어? 조금 나한테 소홀한 거 같아서 말이야.


─ 아 그건 미안해 미츠하. 요즘 이것저것 하느라 좀 많이 바빴어. 


─ 뭐 그거야 내가 이해해 줄 수 있는데. 거기에 더해서 왠지 나는 모르는 일을 하는 거 같단 말이지. 궁금해서 말이야.


─ 음... 아직은 알 필요는 없는 일이야.


어?


그냥 지나가는 식으로 무심코 던진 한마디.


자신을 바라보는 미츠하의 다음 표정을 보자마자 바로 말실수를 한 것을 사과하려했지만 이미 때는 늦은 후였다. 


─ 다시 한 번 말해볼래 타키군?


미츠하의 목소리가 살짝 높아졌다. 타키는 당황하는 바람에 대답을 바로 할 수 없어서 조금 우물쭈물 하는 사이에 재차 다시 질문이 들어온다.


─ 그러니까~. 다시 한 번 말해볼래? 너 뭔가 나한테 숨기는 거 있지? 왜 당황하는 건데?


─ 음... 아직은 알 필요는...


다른 말을 해야 하는데 또 다시 아까 했던 말이 반복되고 말았다.


─ 무슨 말을 그렇게 해? 타키군? 알 필요가 없다니 말을 왜 그렇게 하는 건데?


타키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미츠하의 목소리가 더 높아지면서 타키를 노려봤다. 이젠 변명할 틈도 주지 않고 쏘아 붙이기 시작했다.


─ 타키군, 지난번에 나랑 약속한 거 잊었어? 둘 사이에 비밀은 없는 걸로 하자고? 그런데 또 숨기는 거야! 나한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이 또 있던 거야! 나는 알 필요가 없다니? 나는 타키군에게 그 정도뿐이 안 되는 존재였구나? 그렇다면 이번엔 진짜 나도 그냥 안 넘어가겠어! 당분간 타키군한테 나도 할 말 없어! 그럼 이만.


─ 아 잠깐. 기다려 미츠하! 미츠하!!!


─ 너랑은 당분간 이제 할 말 없어!!!


그렇게 차갑고 단호하게 말하고는 휙 돌아서더니 미츠하는 자신의 집 방향으로 가버렸다. 타키가 아무리 불러도 들은 척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자기 갈 길로 가버린 것이다. 타키에게 미처 변명의 시간도 주지 않은 채.


그야말로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 ☆ ☆ ☆ ☆



집에 돌아온 타키는 자기 방에 들어오자마자 옷도 안 갈아입고 침대에 몸을 던진 후 생각했다. 그녀에게 분명 자신이 잘못 말한 게 화근이긴 했다. 


어찌 보면 사소한 말실수였다. 그걸 그녀가 민감하게 반응해버리고 화를 내버린 것에 대해 타키는 화가 나는 것이었다. 


─ 사람이라는 게 말실수 할 수도 있는 거고, 나중에 천천히 말해주겠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갑자기 일방적으로 저렇게 화를 내고 가버리면 내가 뭐가 돼. 물론 말실수 한 건 내 잘못이고 그 자리에서 평소처럼 사과하려고 했단 말이야. 그런데 그런 사과의 기회도 없이... 


물론 사과의 기회는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표정이 평소와는 달리 너무 위압적이라 거기서 두 번 째 실수를 해버린 건 타키도 알고 있었다. 


그렇게까지 위압적인 표정을 지었어야 했나. 라는 타키 나름대로 그런 그녀에게 불만이 생겨버린 것이다. 


이제까지 둘 사이의 관계를 본다면 저 사소한 말실수도 서로 대화를 통해 해결 할 수도 있었던 것을 그녀가 너무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생각해 버린 타키. 


타키는 왼쪽 손목에 걸려 있는 그녀가 준 매듭끈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네가 나를 기억 못해도 상관없어! 난 너를 찾아 여기까지 온 거고. 기억못한다면 내가 찾아주겠어! 이 멍청아!」


그녀가 그 매듭끈을 기억을 잃었던 자신에게 주었을 때 했던 말. 그 정도로 그녀는 자신에게 헌신적이었다. 


그리고 자신은 그런 그녀에게 보답을 해주기 위해서 깜짝 선물 준비를 하고 있었던 거였는데. 왜 갑자기 이렇게 상황이 변해버린 걸까. 타키는 아까 분명 말실수를 했다. 


「아직은 알 필요는 없는 일이야.」


그 말에 대해 사과하고 이유를 덧붙여 전해주기도 전에 그녀가 갑자기 불같이 화를 내는 바람에 타키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으로 만들어 버린 것. 물론 그녀 나름대로 다른 이유가 있었겠지만. 그럴 생각을 할 여유조차 주지 않았던 그 상황을 다시 생각하자 타키는 그녀한테 뿐만 아니라 침착하게 대응하지 못한 자신에게도 화가 나버렸다.


─ 아 짜증나 진짜!!! 


타키는 죄 없는 자신의 베개를 들어 벽 쪽으로 던져버렸다.



☆ ☆ ☆ ☆ ☆



미츠하는 자신의 집에 돌아오자마자 의자에 앉아서 아까 있었던 일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분명 그가 자신에게 말실수를 했고 자신은 그에 대해 화를 냈다. 하지만 자신이 조금만 더 참고 그의 말을 더 들었으면 어찌 됐을까 라고 생각했던 것.


하지만 사실 미츠하는 정말로 화가 났던 이유가 따로 있었다.


─ 진로 문제 때 내가 분명히 숨기는 거 없이 솔직하게 말해도 된다고 했었고, 타키는 나에게 두 번 다시 안 그러겠다고 약속했잖아. 그런데 왜 이제 와서 그 약속을 깬 거야. 타키군에게 나는 아직도 신뢰 받지 못하는 사람이었어? 난 그게 너무 속상해.


그에게 신뢰 받지 못한다고 생각해 버린 미츠하는 그것에 대해 그에게도 그렇지만 자기 자신에게 화가 났던 것이다. 


가장 믿는 사람에게 신뢰 받지 못한다는 것. 그것은 미츠하에게 있어서 정말로 견디기 어려운 것이었다. 옛날부터 상처를 많이 받아왔고, 그것을 꾹꾹 눌러 참고 지냈던 옛일이 떠오르자. 자신의 화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가기 시작했다.


무엇보다도 그가 무심코 던진 말은 미츠하에게 그대로 상처로 와버렸던 것이다.


「아직은 알 필요는 없는 일이야.」 


그 말을 했을 때, 그는 황급히 자신의 말을 고치려고 했던 기색은 있었다. 그 장면을 생각하자 자신이 너무 성급하게 화를 낸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미츠하는 거기서 한 번 더 참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화를 내버린 자신에 대해 더욱더 화가 난다.


─ 아 정말 나란 사람은....


미츠하는 자신의 베개에 얼굴을 묻고 그대로 울음을 터뜨려 버렸다.



☆ ☆ ☆ ☆ ☆



그 일이 있는 뒤로부터 둘은 반에서도 서로 한 마디도 안하고 냉랭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었고, 등, 하교도 같이하지 않고 각자 따로 하고 있었다. 친구들과 다 같이 모인 자리에서 조차도 서로는 얼굴도 쳐다보지 않을 정도로. 


그 분위기를 눈치 채지 못하면 더 이상하겠지만, 역시 먼저 반응한 건 츠카사였다. 하지만 츠카사는 미츠하에 대해 타키에게 물어보기만 하면 무서운 분위기가 되어버리는 덕에 도무지 둘이 싸운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타키가 답을 안하니, 이유를 미츠하에게 물어보려고 해도 미츠하는 대답도 하지 않았다.


타키에게는 다른 것을 물어볼 때는 그렇게 잘 대답해주면서도 미츠하의 이야기만 나오면


「뭘 알고 싶은 건데? 나한테는 물어보지 마.」


정말 차갑게 대답하는 바람에 츠카사도 어찌 할 수가 없었던 것.



단지 타키와 프로젝트 관련으로 비밀을 지키자고 약속했던 카츠히코만이 전말을 들을 수 있었다. 


─ 네가 말실수 한 건 맞지만, 미츠하의 반응이 뭔가 이상하군. 그 말에 화가 난 게 아니고 다른 이유가 있는 거 같아. 하지만 지금 물어보는 건 시기상 너무 좋지 않네. 일단은 프로젝트 잠시만 보류하자. 너희들 사이가 안 좋으면 일단 그거부터 해결해야 할 거 같다.


전말을 전해들은 카츠히코는 매우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 미츠하를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그로써는 미츠하가 한 번 화나면 달래기 매우 힘들다는 것을 이미 한 번 겪었었다.


이토모리에 있을 때 아버지랑 화해할 생각 없냐고 무심코 물어봤다가 불같이 화내는 미츠하를 보고 거의 한 달간 미츠하와 한마디도 못하고 있었던 그런 경험. 사야카 덕분에 간신히 화해하긴 했지만, 정말 그 때의 미츠하는 지금 생각해도 무서웠다.


비슷한 실수를 해봤기 때문에 카츠히코는 타키가 처한 현재 상황에 대해 너무도 공감이 가는 것이었던 것. 하지만, 지금 타키는 자신의 경험과는 달리 서로에게 화가 나 있기 때문에, 더 곤란했다.


─ 그래서 무슨 방법이 있는 거야 텟시? 난 아직도 미츠하에게 화가 난 게 풀리질 않아. 너무 민감하게 반응해버려서 나도 상처 받았어...


─ 음... 일단 조금만 마음을 추슬러봐. 좋은 방법이 생길 테니.


카츠히코도 딱히 답이 나오지 않는 모양인지 답답해했다. 



3학년 B반, 타키와 미츠하의 반에서도 둘 사이의 싸늘한 공기 때문에 다른 학생들마저 위축되는 그런 분위기였다. 그만큼 둘의 영향력이 대단했다는 것을 방증하기도 했다. 


우등생이기도 했고 반 분위기를 주도하던 미츠하가 요즘 아예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고 그저 멍하니 창밖만 바라보고 있다거나. 타키도 쉬는 시간에 아무 말 없이 책만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에, 학생들은 그저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구나. 하고 추측만 할 뿐 서로 그 이유를 물어보지는 못했다. 


간혹 가다가 물어보는 친구가 있어도 둘의 대답은 한결 같았다.


「아무 것도 아니야.」


<3부 2편에서 계속>


3부 연재 시작하겠습니다. 총 7번에 걸쳐서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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