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름은(팬픽) [긴급알림] 너와 함께 영원히 리뉴얼 관련 2017/05/31 23:59 by 세츠레나

9편까지 쭈욱 써오던 각 편에 리뉴얼을 감행했습니다.

역시 두번째 쓰는 거라도... 오탈자와 내용이 어색한 부분이 많이 보여서 그걸 중점적으로 확인하다보니..

내용추가 및 변경 과 대화체 서술체의 비율 조정등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제 불찰입니다.

오늘내로 다 수정 업로드 될 예정입니다 ...

링크는 이 글에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1편>  그녀석을 찾아서

<2편>  만남, 그렇지만.

<3편>  꿈속에서

<4편>  돌아온 기억과 좋아하는 사람

<5편>  아버지와 딸

<6편>  미야미즈 후타바

<7편>  '그 사람'은 이토모리로

<8편>  네가 원하는데로

<9편>  네 사람의 만남 - 이토모리

<10편>  미래를 향한 첫걸음 1부 완결

- 죄송합니다 -

너의 이름은(팬픽) [너의 이름은 2차 창작] If - 너와 함께 영원히 3부 - 1. 뜻밖의 오해 2017/04/26 18:32 by 세츠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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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지적이나 내용상 이상한 부분은 언제든지 말씀해주세요.

이글은 디시인사이드 너의 이름은 갤러리에 같이올라갔습니다.



3부 너와 함께 영원히


1. 뜻밖의 오해



얼마전 미야미즈가 복구공사 설계 관계로 카츠히코와 만났던 타키는 그 날 말했던 약속을 이제 실행하기 위해 다시 만나고 있었다. 


프로젝트명 : 이토모리 카페 건축 계획. 


이건 두 사람만의 비밀로 실행하기로 하고 이제 설계에 들어갈 참이었다. 


회의가 끝난 후 카츠히코는 타키에게 신신당부했다.


─ 이거 절대로 미츠하한테는 말하지마. 정말로 알면 김새서 안 돼. 사야카한테도 마찬가지고.


─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 텟시, 다 완성되는 날 미츠하한테 보여주고 싶어.


그렇게 두 사람사이에 비밀 협약이 맺어졌고 그렇게 둘은 서로 맡은 일을 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렇게 시작된 일은 이제까지 순풍을 받으며 발전해 왔던 미츠하와의 관계에 큰 역풍을 불러일으킬 줄은 아무도 몰랐다.



☆ ☆ ☆ ☆ ☆



미츠하의 눈치는 예전부터 엄청나게 빨랐기 때문에 숨긴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라는 거쯤은 알고 있었지만, 타키는 카페프로젝트에 집중한 나머지 최근 그녀에게 약간 소홀했던 점을 반성해야 할 거 같았다. 


방과 후 집에 돌아가는 길에 미츠하는 타키에게 돌발 질문을 던졌다.


─ 요즘 타키군 이상하지 않아? 나한테 뭔가 숨기는 거 있어? 조금 나한테 소홀한 거 같아서 말이야.


─ 아 그건 미안해 미츠하. 요즘 이것저것 하느라 좀 많이 바빴어. 


─ 뭐 그거야 내가 이해해 줄 수 있는데. 거기에 더해서 왠지 나는 모르는 일을 하는 거 같단 말이지. 궁금해서 말이야.


─ 음... 아직은 알 필요는 없는 일이야.


어?


그냥 지나가는 식으로 무심코 던진 한마디.


자신을 바라보는 미츠하의 다음 표정을 보자마자 바로 말실수를 한 것을 사과하려했지만 이미 때는 늦은 후였다. 


─ 다시 한 번 말해볼래 타키군?


미츠하의 목소리가 살짝 높아졌다. 타키는 당황하는 바람에 대답을 바로 할 수 없어서 조금 우물쭈물 하는 사이에 재차 다시 질문이 들어온다.


─ 그러니까~. 다시 한 번 말해볼래? 너 뭔가 나한테 숨기는 거 있지? 왜 당황하는 건데?


─ 음... 아직은 알 필요는...


다른 말을 해야 하는데 또 다시 아까 했던 말이 반복되고 말았다.


─ 무슨 말을 그렇게 해? 타키군? 알 필요가 없다니 말을 왜 그렇게 하는 건데?


타키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미츠하의 목소리가 더 높아지면서 타키를 노려봤다. 이젠 변명할 틈도 주지 않고 쏘아 붙이기 시작했다.


─ 타키군, 지난번에 나랑 약속한 거 잊었어? 둘 사이에 비밀은 없는 걸로 하자고? 그런데 또 숨기는 거야! 나한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이 또 있던 거야! 나는 알 필요가 없다니? 나는 타키군에게 그 정도뿐이 안 되는 존재였구나? 그렇다면 이번엔 진짜 나도 그냥 안 넘어가겠어! 당분간 타키군한테 나도 할 말 없어! 그럼 이만.


─ 아 잠깐. 기다려 미츠하! 미츠하!!!


─ 너랑은 당분간 이제 할 말 없어!!!


그렇게 차갑고 단호하게 말하고는 휙 돌아서더니 미츠하는 자신의 집 방향으로 가버렸다. 타키가 아무리 불러도 들은 척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자기 갈 길로 가버린 것이다. 타키에게 미처 변명의 시간도 주지 않은 채.


그야말로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 ☆ ☆ ☆ ☆



집에 돌아온 타키는 자기 방에 들어오자마자 옷도 안 갈아입고 침대에 몸을 던진 후 생각했다. 그녀에게 분명 자신이 잘못 말한 게 화근이긴 했다. 


어찌 보면 사소한 말실수였다. 그걸 그녀가 민감하게 반응해버리고 화를 내버린 것에 대해 타키는 화가 나는 것이었다. 


─ 사람이라는 게 말실수 할 수도 있는 거고, 나중에 천천히 말해주겠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갑자기 일방적으로 저렇게 화를 내고 가버리면 내가 뭐가 돼. 물론 말실수 한 건 내 잘못이고 그 자리에서 평소처럼 사과하려고 했단 말이야. 그런데 그런 사과의 기회도 없이... 


물론 사과의 기회는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표정이 평소와는 달리 너무 위압적이라 거기서 두 번 째 실수를 해버린 건 타키도 알고 있었다. 


그렇게까지 위압적인 표정을 지었어야 했나. 라는 타키 나름대로 그런 그녀에게 불만이 생겨버린 것이다. 


이제까지 둘 사이의 관계를 본다면 저 사소한 말실수도 서로 대화를 통해 해결 할 수도 있었던 것을 그녀가 너무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생각해 버린 타키. 


타키는 왼쪽 손목에 걸려 있는 그녀가 준 매듭끈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네가 나를 기억 못해도 상관없어! 난 너를 찾아 여기까지 온 거고. 기억못한다면 내가 찾아주겠어! 이 멍청아!」


그녀가 그 매듭끈을 기억을 잃었던 자신에게 주었을 때 했던 말. 그 정도로 그녀는 자신에게 헌신적이었다. 


그리고 자신은 그런 그녀에게 보답을 해주기 위해서 깜짝 선물 준비를 하고 있었던 거였는데. 왜 갑자기 이렇게 상황이 변해버린 걸까. 타키는 아까 분명 말실수를 했다. 


「아직은 알 필요는 없는 일이야.」


그 말에 대해 사과하고 이유를 덧붙여 전해주기도 전에 그녀가 갑자기 불같이 화를 내는 바람에 타키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으로 만들어 버린 것. 물론 그녀 나름대로 다른 이유가 있었겠지만. 그럴 생각을 할 여유조차 주지 않았던 그 상황을 다시 생각하자 타키는 그녀한테 뿐만 아니라 침착하게 대응하지 못한 자신에게도 화가 나버렸다.


─ 아 짜증나 진짜!!! 


타키는 죄 없는 자신의 베개를 들어 벽 쪽으로 던져버렸다.



☆ ☆ ☆ ☆ ☆



미츠하는 자신의 집에 돌아오자마자 의자에 앉아서 아까 있었던 일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분명 그가 자신에게 말실수를 했고 자신은 그에 대해 화를 냈다. 하지만 자신이 조금만 더 참고 그의 말을 더 들었으면 어찌 됐을까 라고 생각했던 것.


하지만 사실 미츠하는 정말로 화가 났던 이유가 따로 있었다.


─ 진로 문제 때 내가 분명히 숨기는 거 없이 솔직하게 말해도 된다고 했었고, 타키는 나에게 두 번 다시 안 그러겠다고 약속했잖아. 그런데 왜 이제 와서 그 약속을 깬 거야. 타키군에게 나는 아직도 신뢰 받지 못하는 사람이었어? 난 그게 너무 속상해.


그에게 신뢰 받지 못한다고 생각해 버린 미츠하는 그것에 대해 그에게도 그렇지만 자기 자신에게 화가 났던 것이다. 


가장 믿는 사람에게 신뢰 받지 못한다는 것. 그것은 미츠하에게 있어서 정말로 견디기 어려운 것이었다. 옛날부터 상처를 많이 받아왔고, 그것을 꾹꾹 눌러 참고 지냈던 옛일이 떠오르자. 자신의 화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가기 시작했다.


무엇보다도 그가 무심코 던진 말은 미츠하에게 그대로 상처로 와버렸던 것이다.


「아직은 알 필요는 없는 일이야.」 


그 말을 했을 때, 그는 황급히 자신의 말을 고치려고 했던 기색은 있었다. 그 장면을 생각하자 자신이 너무 성급하게 화를 낸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미츠하는 거기서 한 번 더 참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화를 내버린 자신에 대해 더욱더 화가 난다.


─ 아 정말 나란 사람은....


미츠하는 자신의 베개에 얼굴을 묻고 그대로 울음을 터뜨려 버렸다.



☆ ☆ ☆ ☆ ☆



그 일이 있는 뒤로부터 둘은 반에서도 서로 한 마디도 안하고 냉랭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었고, 등, 하교도 같이하지 않고 각자 따로 하고 있었다. 친구들과 다 같이 모인 자리에서 조차도 서로는 얼굴도 쳐다보지 않을 정도로. 


그 분위기를 눈치 채지 못하면 더 이상하겠지만, 역시 먼저 반응한 건 츠카사였다. 하지만 츠카사는 미츠하에 대해 타키에게 물어보기만 하면 무서운 분위기가 되어버리는 덕에 도무지 둘이 싸운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타키가 답을 안하니, 이유를 미츠하에게 물어보려고 해도 미츠하는 대답도 하지 않았다.


타키에게는 다른 것을 물어볼 때는 그렇게 잘 대답해주면서도 미츠하의 이야기만 나오면


「뭘 알고 싶은 건데? 나한테는 물어보지 마.」


정말 차갑게 대답하는 바람에 츠카사도 어찌 할 수가 없었던 것.



단지 타키와 프로젝트 관련으로 비밀을 지키자고 약속했던 카츠히코만이 전말을 들을 수 있었다. 


─ 네가 말실수 한 건 맞지만, 미츠하의 반응이 뭔가 이상하군. 그 말에 화가 난 게 아니고 다른 이유가 있는 거 같아. 하지만 지금 물어보는 건 시기상 너무 좋지 않네. 일단은 프로젝트 잠시만 보류하자. 너희들 사이가 안 좋으면 일단 그거부터 해결해야 할 거 같다.


전말을 전해들은 카츠히코는 매우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 미츠하를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그로써는 미츠하가 한 번 화나면 달래기 매우 힘들다는 것을 이미 한 번 겪었었다.


이토모리에 있을 때 아버지랑 화해할 생각 없냐고 무심코 물어봤다가 불같이 화내는 미츠하를 보고 거의 한 달간 미츠하와 한마디도 못하고 있었던 그런 경험. 사야카 덕분에 간신히 화해하긴 했지만, 정말 그 때의 미츠하는 지금 생각해도 무서웠다.


비슷한 실수를 해봤기 때문에 카츠히코는 타키가 처한 현재 상황에 대해 너무도 공감이 가는 것이었던 것. 하지만, 지금 타키는 자신의 경험과는 달리 서로에게 화가 나 있기 때문에, 더 곤란했다.


─ 그래서 무슨 방법이 있는 거야 텟시? 난 아직도 미츠하에게 화가 난 게 풀리질 않아. 너무 민감하게 반응해버려서 나도 상처 받았어...


─ 음... 일단 조금만 마음을 추슬러봐. 좋은 방법이 생길 테니.


카츠히코도 딱히 답이 나오지 않는 모양인지 답답해했다. 



3학년 B반, 타키와 미츠하의 반에서도 둘 사이의 싸늘한 공기 때문에 다른 학생들마저 위축되는 그런 분위기였다. 그만큼 둘의 영향력이 대단했다는 것을 방증하기도 했다. 


우등생이기도 했고 반 분위기를 주도하던 미츠하가 요즘 아예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고 그저 멍하니 창밖만 바라보고 있다거나. 타키도 쉬는 시간에 아무 말 없이 책만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에, 학생들은 그저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구나. 하고 추측만 할 뿐 서로 그 이유를 물어보지는 못했다. 


간혹 가다가 물어보는 친구가 있어도 둘의 대답은 한결 같았다.


「아무 것도 아니야.」


<3부 2편에서 계속>


3부 연재 시작하겠습니다. 총 7번에 걸쳐서 올라갑니다.


너의 이름은(팬픽) [너의 이름은 2차 창작] If - 너와 함께 영원히 2부 - 10.이토모리의 작은 축제 2017/04/21 20:30 by 세츠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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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디시인사이드 너의 이름은 갤러리에 같이올라갔습니다.

 

<이전편보기> 2부 9편 그들의 마지막 여름


2부 그를 위해, 그녀를 위해


10. 이토모리의 작은 축제


학교가 개학하고 또 한 달이 정신없이 지나갔다. 둘 사이의 관계도 초반의 풋풋함은 이제 아주 오래된 연인처럼 자연스럽게 발전하고 있었다. 바닷가의 일이 둘 사이의 진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었다.


그리고 10월, 타키는 아침에 우연히 TV를 보다가 혜성관련 뉴스를 발견했다. 

이토모리 혜성추락 1년이라는 기사였다.


이제 언론에서는 또 1주기 어쩌고 하면서 그 당시 정장이었던 토시키를 괴롭히러 이토모리로 우르르 몰려가겠지. 그리고 그 날처럼 토시키의 예언, 이토모리 정장의 긴급대피훈련 실시 지시는 어떻게? 라는 식으로 또 신나게 자기들만의 기사를 만들어서 내겠지. 진짜 구해낸 사람은 따로 있는데 말이야.


하지만, 미츠하를 영웅으로 만들기는 싫었다. 미츠하도 지금이야 개방적이 되었지만. 아직은 자기 마을이 날아가 버린 아픈 기억이 있을 텐데. 그런 기자들의 놀잇감이 되는 건 미츠하에게도 그렇지만, 타키도 그건 정말 싫었다.


그 와는 별개로 휴일과 맞물려 이토모리에서는 작은 축제가 있다는 말도 들었다. 혜성이 떨어지던 날도 미야미즈가 신사 축제가 있던 날이었다. 하지만 혜성추락이라는 큰 사건에 축제를 중단시키고 긴급대피훈련을 실시하여 사람들은 모두 살 수 있었다. 그리하여 이번엔 그 규모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개최는 한다는 소식이었다.


타키는 미츠하를 위해 이번 이토모리 축제에 가기로 하고 미츠하에게 의사를 물어보았다. 

혜성추락당시에 아픈 기억이 있었기 때문에 좀 조심스러웠지만.


─ 난 이제 괜찮아. 이제 이토모리도 어느정도 복구 됐고. 그날 솔직히 축제 즐기지도 못했거든. 그거 막는다고 정신없이 뛰어다닌 덕에. 


미츠하는 흔쾌히 승낙했다. 



☆ ☆ ☆ ☆ ☆  



이번 이토모리행은 친구들에게 이야기 하지 않은 둘 만의 여행이었기에 비밀리에 두 사람은 서둘러서 짐을 챙겨 이토모리로 떠났고, 이번엔 타키는 미야미즈가에 잠시 신세를 지기로 했다.


지금의 미야미즈가는 복구공사가 완료된 타키의 내장 디자인이 그대로 적용되어 있는 아주 멋진 집이었다.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이에 미야미즈가의 어른들은 타키에게 매우 고마워 했고, 이번 축제에 타키가 온다는 말을 듣자. 방 하나를 무조건 비워두고 편하게 묵으라는 연락을 해왔다. 


다시 방문한 미야미즈가의 분위기는 타키가 미츠하를 위해 내려왔을 때랑 확 달라져 있었다.


─ 어서 오게, 타키군, 요즘 우리 미츠하 때문에 고생이 많지?


지난번의 일로 인해 타키는 토시키의 신뢰를 얻은 듯 했다. 처음 봤을 때와는 달리 부드럽게 타키를 맞아주는 토시키와 그 발언에 적극 반발하는 미츠하.


─ 아빠!!! 왜 또 그런 부끄러운 말을 해요! 내가 짐 같잖아요!


미츠하와 토시키의 관계도 많이 바뀌어 이제 약간이나마 부녀간의 농담이 통하는 정도였다. 아직은 둘 사이의 어색함이 남아있었지만. 그것은 시간이 해결해 줄 테니까.


타키는 짐을 내려놓고 잠시 집을 둘러봤다. 미츠하로 바뀌었을 때 느꼈던 이토모리가의 분위기와  지금 이토모리가의 분위기가 똑같다는 느낌. 하지만 지금의 집이 더 포근하다는 생각이 든다.


─ 타키군, 과거는 되돌아 보지 않기로 했었지만. 이 집을 보면 옛 생각이 많이나. 확실히 내가 보는 눈은 틀리지 않았어. 타키군 정말 디자인쪽에 재능이 있네. 


─ 그.. 그래? 다행이다. 그래도 미츠하가 맘에 들어 해서. 난 이번 디자인할 때 미츠하에게는 한 번도 보여주질 않았잖아. 그래서 조금 걱정이었어. 미츠하가 과연 맘에 들어 할까 하고 말이야.


─ 아~ 주 맘에 들었어요. 타키군? 고마워~. 아 축제시간 늦겠다. 이제 준비하자.


그렇게 말하고는 미츠하는 자신의 방으로 올라갔다. 


타키는 방에 짐을 풀어 놓은 다음 미리 준비해놨던 옷을 꺼냈다.


축제에 어떻게 참가하는지 몰랐던 지라 미츠하에게 복장에 대해 물어본 다음 일본 전통의상인 하카마를 준비했던 것.


도시에서만 살았던 타키는 하카마라는 옷을 처음 입었기 때문에 입고 나온 다음에 히토하와, 후타바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다.


─ 타키군, 나 준비 끝났어. 이제 가자.


약간 부끄러운 건지 왼손가락으로 자신의 머리를 꼬면서 나타난 미츠하의 모습을 보는 순간 타키는 넋을 잃었다. 


처음 만났을 때보다 조금 더 길어진 칠흑색의 긴 머리. 거기에 파란색 바탕, 분홍색 꽃무늬의 유카타. 전통복장 격식을 제대로 차려입은 미츠하는 여신 그 자체였다.


─ 너무 그렇게 쳐다보지 마... 부끄러우니까...


미츠하는 타키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는지 살짝 얼굴을 붉힌다. 타키는 시선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모를 정도로 미츠하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 ☆ ☆ ☆ ☆  



─ 이게 우리 마을의 축제였구나. 난 신사에서 무녀의 의식만 하느라 축제를 제대로 즐겨보지 못했어.


축제 장소에서 미츠하는 어린애마냥 너무 즐거워하는 것이었다.


사실 미츠하는 미야미즈의 무녀로써 사람들의 이목을 받는 입장이라 이렇게 자유롭게 다니지를 못했다. 또한 축제 때는 미야미즈 무녀 의식에 반드시 제주로 참가해야 했기 때문에 정작 본인은 축제에 한 번도 참석하지 못했던 것.


그렇게 축제를 즐기려고 마음먹었었지만, 타키는 곤란한 상황에 처하고 말았다. 둘은 축제장소를 돌아다니면서 마을 사람들의 질문 공세를 계속 받고 있었다. 특히 타키한테 질문이 집중되었다.


─ 자네가 미츠하의 남자친구인가?


계속되는 질문들이 부담스러웠던 타키는 잠시 미츠하를 데리고 축제장소의 휴식공간으로 빠져나왔다.


─ 미츠하. 나 진짜 부담스러워서 어찌 할 수가 없네. 


계속 팔짱을 끼고 다니던 게 원인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타키는 미츠하의 남자친구' 라는 걸 주위가 단정한 것이다.


이토모리에 있었을 적에는 남자친구는커녕, 남자의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던 미츠하가 데리고 온 갑작스러운 남자라는 점이 마을 사람들의 호기심을 끌어낸 모양이었다.


이전에도 몇 번 이토모리에 같이 온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둘이 다닌 건 처음이었기 때문이었다. 


─ 괜찮아, 타키군? 많이 지쳐있는 거 같은데.


마을 사람들의 계속 되는 질문에 너무 긴장한 탓일까 타키는 벌써부터 지친기색을 드러냈다. 미츠하는 그런 타키를 걱정스레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미츠하를 위해 이번 축제에 온 것인 만큼 타키는 여기서 지쳐 있을 수는 없었다. 


─ 아니야, 괜찮아.


타키는 다시 한 번 힘내자고 다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나서 미츠하의 손을 이끌고 다시금 축제의 장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 타키군 나 저거 뽑아줘.


둘이 멈춘 곳은 한 인형뽑기 가게. 그 곳에는 미츠하의 눈길을 아주 강력하게 끌어당기는 인형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고슴도치 인형.


미츠하의 부탁을 거부할 수 없는 타키는 그 인형 뽑기에 도전했다. 


─ 아오. 진짜 조금만 더하면 뽑을 수 있었는데. 에이!! 다시 도전한다!!


하지만 만만치 않게 안 뽑히는 인형. 몇 번의 도전 끝에 인형을 쟁취한 타키는 그 인형을 미츠하에게 


─ 우와와~ 고마워 타키군~ 이거 진짜 귀엽지?


─ 응, 귀여워 미츠하. 


─ 헤헤. 정말 고마워~


고슴도치 인형을 앞에 들고 활짝 웃는 미츠하. 정말로 해맑은 미소였다. 거기다가 오늘따라 전통복식을 차려입어 더욱더 그 미소가 아름답게 느껴졌다.


─ 미츠하, 진짜 잘 어울린다. 그 유카타. 


─ 응? 아... 고마워 타키군. 이거 실은...


작년 축제 때 입으려다가 못 입었다는 말을 듣자, 타키는 갑자기 가슴 한 쪽이 아련해져 온다. 미츠하의 손을 꼭 잡은 타키. 


─ 응, 타키군 왜 그래 갑자기? 응? 우는 거야?


왜인지 모르지만 갑자기 눈물이 나는 타키. 그리고 마음속에서 미처 하지 못했던 그 말을 꺼냈다. 사랑한다는 말은 밤의 바닷가에서 했지만. 아직 못한 말이 더 남아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혜성이 떨어질 때 미츠하에게 하고 싶었지만 그 자리에 없어서 할 수 없었던 그 말.


「살아 있어줘서. 정말로 고마워. 미츠하.」


그 말을 들은 미츠하는 타키의 얼굴에 흐른 눈물을 가볍게 닦아주면서. 살며시 미소지었다. 


오히려 고마워해야 할 사람은 나인데... 저 바보는 정말...


지금은 그냥 말없이 타키를 다독여 주는 것이 미츠하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 ☆ ☆ ☆ ☆ 



즐거웠던 축제도 이제 시간이 흘러 어느 덧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했다.


─ 타키군 빨리 와. 안 그러면 정말로 불꽃놀이 시작해 버릴 거야.


어디론가 타키를 끌고 달려가는 미츠하. 타키는 미츠하가 이끄는 데로 달려갈 뿐이었다. 마을에서 오래 살았기 때문에 가장 잘 보이는 나만의 장소가 있다면서 미츠하는 그렇게 달려가고 있었던 것이다. 


둘은 꽤 폐허를 지나 험한 길을 달려왔다 싶었더니. 그 곳은 혜성의 첫 낙하지점이었다. 1년이 지났지만 그 곳은 그 날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 여기는 신사 입구? 


─ 응, 나는 여기서 소원을 빌었고. 그게 이상한 방법으로 이루어졌었어.



그것은 작년, 


미야미즈 신사의 제사가 끝난 후 미츠하는 신사에서 내려오면서 너무 지금의 생활이 싫었던 나머지 


「이런 마을 싫어!!, 이런 인생도 싫어!, 다음 생엔 도쿄의 꽃미남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


라고 외쳤다. 


그것을 알아들었는지 어땠는지는 모르지만 신은 타키와 미츠하의 몸을 바뀌게 해버렸다. 타키정도면 미츠하가 원하던 도쿄의 꽃미남의 조건에 딱 맞는 것이었고, 타키의 생활은 이제껏 미츠하가 동경해오던 생활과 너무나도 비슷했던 것이었다. 


단, 아르바이트가 너무 많다는 것을 제외하고.



그 이야기를 들은 타키는 한바탕 웃었다. 미츠하도 자신이 그런 말을 했던 게 우스웠는지 같이 따라 웃기 시작했다.


타키는 미츠하의 어깨를 부드럽게 감싸고 하늘을 쳐다봤다. 미츠하는 그런 타키에게 살며시 기대었다.


─ 이제 곧 시작이다. 


─ 응, 타키군 나 기대돼. 정말로.


그리고 곧 수많은 불꽃들이 아름답게 수놓기 시작했다. 그 모습은 실로 아름다워서. 타키와 미츠하는 넋을 잃고 아무말 없이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는 마음속에 담아뒀던 서로의 소원을 빌었다.


「타키군과 / 미츠하와 지금처럼 이대로 행복하게 해주세요.」


그렇게 감동의 불꽃 축제가 끝난 후 


─ 미츠하, 처음 즐겨본 축제는 어땠어?


─ 응, 타키군 덕분에 매우 좋았어. 그리고... 고마워... 날 이렇게까지 신경써줘서... 이젠 괜찮아 1년 전 그날의 아픔은 이제 다 지워 졌는 걸? 타키군 덕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1년 전의 아픔이 미츠하에게서 조금씩 지워지고 있다는 것에 안도한 타키. 


그리고 앞으로 그 상처는 점점 아물어져 가겠지. 조금씩 복구되는 이토모리처럼. 



그를 위해, 그녀를 위해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그들을 축복하기라도 하듯이 하늘에는 별들이 총총하게 떠있었다.


2부 그를 위해, 그녀를 위해 완결


너의 이름은(팬픽) [너의 이름은 2차 창작] If - 너와 함께 영원히 2부 - 9. 그들의 마지막 여름 2017/04/15 16:15 by 세츠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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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장인물의 나이설정이 파괴 되어 있습니다. (타키,미츠하 18세로 동갑)
※ 배경은 2016년 후반부에서 시작됩니다.
※ 이번편 15금 급 묘사 주의하세요 (짧은 부분입니다만)

오타지적이나 내용상 이상한 부분은 언제든지 말씀해주세요.

이글은 디시인사이드 너의이름은 갤러리에 같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전편보기> 2부 8편 그녀를 위해서라면



2부 그를 위해, 그녀를 위해


9. 그들의 마지막 여름. 


찜통에 들어와 있다는 기분이 들 정도로 더운 여름. 올해는 다른 해보다도 더 덥다는 일기예보가 있었다. 더위에 지치는 건 타키미츠 커플도 예외는 아니라, 평소에는 딱 붙어 다니던 모습이 지금은 살짝 거리감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 더위에 붙어있다가는 불타버릴 거라는 두 사람의 의견이 일치 했던 것. 원래대로라면 타키가 거절하고 미츠하가 밀어붙여서 또다시 전투가 벌어질 상황이었지만. 더위는 두 사람의 전투가 벌어질 상황자체를 초기에 제압해버렸다.


그리고 이미 저긴 사망 직전의 사람도 있는 듯하다. 


─ 으어어... 내가 죽으면 에노시마 앞바다에 뿌려주길 바래...


─ 얘, 드디어 정신이 나갔냐?


─ 으... 진짜 폭탄 가지고 와서 저 태양 박살내고 싶다!!!


─ 안 돼, 텟시 참아!!!


─ 그렇게 움직이면 더 덥다. 가만히 좀 있어 텟시.


점심시간의 학교 옥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만담판. 하지만 덥다보니 오늘은 만담의 상태가 그렇게 좋지는 않았지만.


─ 으 이토모리의 시원한 호수 바람이 좋았는데. 도쿄는 바람마저도 더워...


─ 맞아 맞아, 여기에 있으니까 그 시원한 바람이 그리워진다.


그 모습을 보던 타키와 미츠하. 둘이 동시에 떠오른 아이디어가 있었다.



─ 저기 얘들아 어차피 조금 있으면 방학 보충수업도 끝나는데. 우리 바다에 놀러 갈까?


이들의 모임에서 무언가 제안을 하는 사람이 모든 사람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건 어제 오늘일이 아니지만 오늘은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빛에 의해 제안자가 사망한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거 같다.


─ 오오오오오오옷!!!!!!!!!!!!!!!!!!!



☆ ☆ ☆ ☆ ☆ 



─ 우와~  바다야! 바다! 진짜 파랗다!!


─ 미츠하, 너 너무 좋아하는 거 아니야?


─ 나 바다는 처음이거든요? 맨날 산속에만 있다가 도시에 갔는데 바다를 구경 할리가 없잖아!


그렇게 대꾸하는 미츠하는 상하 투피스의 프릴 수영복을 입고 있었다. 타키는 눈을 어디다 둬야할지 모를 정도의 귀여우면서 섹시한 스타일. 미츠하에게 정말로 잘 맞는 수영복이었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수영복을 고르는 데에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없을 수 없겠지.


며칠 전. 


도쿄의 한 수영복 매장에는 두 여성이 수영복을 고르고 있었다. 그 중 어른스러운 여성이 옆의 다른 여성에게 수영복을 골라주고 있었다.


─ 미츠하, 이 수영복 어때?


─ 음 선배... 좀 어린애 같아서요.


─ 응? 난 미츠하가 귀여운 스타일을 좋아하는 줄 알았더니. 의외로 어른이구나?


─ 서... 선배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에요? 저도 때로는...


─ 후훗, 부끄러워 할 필요는 없다고? 자 그럼 이런 스타일은 어때?


오쿠데라가 들고 있는 것은 수영복이 맞나 싶을 정도로 천이 적은 것이었다. 


미츠하의 몸매는 의외로 훌륭해서 어떠한 수영복이라도 잘 어울리겠지만, 미츠하의 희망에 따라 오쿠데라는 맞는 스타일의 수영복을 찾아주고 있었던 것.


─ 으으... 그... 그건... 너무 부끄러워욧! 다른건 없어요?


아무리 타키앞에서 보여준다고는 하지만 그건 너무 야한 디자인이었다. 그리하여 오쿠데라는 무난한 투피스 수영복을 권했던 것. 프릴도 달려있어서 귀여움도 살리면서 은은하게 섹시함도 풍기는 그런 타입의 수영복.



☆ ☆ ☆ ☆ ☆



─ 얏호! 오쿠데라. 들어갑니다!


그리고 그 바닷가에는 어린애처럼 신난 한 사람이 더 있었다.


─ 야, 너 왜 학교 수영복인데?


─ 으... 나 수영복 없는 거 알면서. 챙겨주지도 않았잖아 텟시!!!


그런 사람들을 보고 웃던 타키는 미츠하의 옆에 앉았다.


─ 미츠하 너 그 수영복... 정말 이쁘네.


빈말이 아닌 게 정말로 미츠하에게 굉장히 잘 어울린다. 미츠하는 기본이 되는 몸매에 적당한 가슴 ─ 이건 타키도 인정했다. ─  이 있고, 오쿠데라가 골라준 핑크색의 하늘하늘한 프릴이 귀여움을 더해주는 스타일. 그런 미츠하는 바닷가에 와서 타키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시선까지 확 사로잡고 있었다.


─ 그래? 확실히 타키군이 보는 눈이 있네. 나도 맘에 들었거든 이 수영복.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미츠하를 두고 타키는 갑자기 반대편을 쳐다보며 외쳤다.


─ 어이! 거기 두 명! 뭘 그렇게 뚫어지게 쳐다보는 거야!! 바다에나 빠져버려!!


미츠하의 수영복 자태에 위기감을 느껴 방어태세에 들어간 타키. 그리고 츠카사와 신타는 그런 타키의 방어전을 어렵게 하는 존재였다.


─ 타키군. 모처럼 왔으니까, 거기에만 있지 말고 같이 들어가자~


그런 타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팔을 잡고 바다 쪽으로 뛰어 들어가는 미츠하였다.



☆ ☆ ☆ ☆ ☆



바닷가에 왔으니 물장난이 빠질 수 없다. 선공당한 미츠하는 츠카사와 신타 두 사람을 상대로 엄청나게 선전하고 있었다. 운동신경이 여자치고는 좋은 편인 미츠하는 물뿌리기 전쟁에서 결국 둘 다 제압하고. 승리의 브이 표시를 자랑스럽게 타키에게 보여줬다. 타키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 미츠하 한판 승부다! 받아라!!!


─ 으앗! 차가워!!! 그렇다면 에잇!!


갑작스런 타키의 난입으로 2차전이 시작됐다. 그리고...


─ 아... 타키군 너무해... 그렇다고 진심을 다해 공격하다니... 훌쩍...


상대가 자신의 여자친구라도 인정사정 볼 것 없다고 할 정도로 맹공을 퍼부은 덕에 미츠하는 그만 넉다운이 돼버리고 말았다. 



한편 다른 쪽에서는


─ 으랏차!!! 월척이다!!!


난데없이 잠수장비를 갖추고 온 누군가는 숭어로 추정되는 이름도 모르는 생선 한 마리를 잡고 좋아한다. 


─ 아니 언제 그걸 또 가져왔냐. 저 준비성 철저한 녀석.


─ 텟시, 대단해 너 언제 그렇게 잠수했었냐?


─ 내가 말이야. 우리 이토모리 호수에서도 한 잠수 하던 사람이라고!


엄지를 번쩍 치켜들면서 한손엔 숭어를 들고 자랑스럽게 서있는 카츠히코,


─ 어머 테시가와라군, 대단하네. 그거 구워먹으면 맛있겠다.


─ 이따가 파티 할 때 굽죠. 그럼!


그렇게 한여름의 뙤약볕 아래에서 즐겁게 노는 한 무리의 학생들과 한명의 여성. 


그들은 일상생활에서 탈출한 게 즐거운 듯 바다를 즐기고 있었다.



☆ ☆ ☆ ☆ ☆



저녁때가 되어 다들 지쳤는지 파라솔 밑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 아 너무 즐거웠어. 계속 있고 싶지만... 


─ 그러게. 수험생이라는 게 너무 아깝다. 거기다 고등학생의 마지막 여름이잖아. 


뭔가 아쉬운 듯 한마디씩 거드는 그들. 고3이라는 신분만 아니었어도, 아마 일주일은 넘게 있다 갈 기세였지만, 현실은 그걸 가만 두지 않았다.


─ 내년에 다시 오자 올해는 너무 짧아서 아쉬워. 바다라는 곳이 이렇게 재밌는 곳이구나.


처음 와 본 바다에서 오래 놀지 못하고 가야 한다는 것이 아쉬운 미츠하. 그런 그녀에게 타키는 내년에도 다시 오자며 약속을 했다. 그리고 같이 있던 친구들에게도 


─ 늬들 내년에 한명이라도 빠지면 그 사람은 레스토랑에서 저녁쏘기다! 


라는 무서운 말을 하고 있다. 분명 내년에 빠지는 사람은 가계에 엄청난 타격이 올거 같은 기분이다.


그런 분위기를 아는지 모르는지 기운 빠진 두 명의 남자와 기운이 넘치는 한명의 남자의 대화가 이어지고 있었다.


─ 니들 운동 좀 해라. 남자들이 그렇게 둔해서 어쩔 거냐? 체력에 대한 내 기준이 너무 높냐?


─ 높았어!!!!


역시나 만담이었다.



☆ ☆ ☆ ☆ ☆



해는 어느덧 바다에 걸쳐서 저물어 가고 있었다. 이제 사방은 그로 인해 붉은 빛으로 감돌기 시작했다. 


그들은 짐을 가지고 숙소로 들어가다 잠시 멈추고 바다를 바라본다.


그렇게 바라본 그 모습은 그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워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아무 생각도 할 수 없게끔 만들고 있었다.


「내년에도 저런 노을을 이렇게 모두와 함께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마 이 순간만큼은 그들의 마음속에는 같은 생각이 스치고 있겠지.


서로의 손을 꼭 잡은 채 아무 말 없이 그 노을을 바라보는 두 사람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동시에 말했다.


─ 카타와레도키야... 


시간과 공간이 사라지고 서로 볼 수 없는 존재가 목소리가 들리고 형태가 나타난다는 그 짧은 시간. 그리고 타키와 미츠하가 공간을 넘어서 만났던 그 시간...


그래서 두 사람은 그 노을이 더욱더 특별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이제 노을은 사라져 가고 있었다. 카타와레도키의 끝도 곧 오겠지. 하지만 이제는 두 사람이 서로의 눈앞에서 사라질 일은 없다. 왜냐면 그는/그녀는 지금도 그의/그녀의 곁에 있으니까.


두 사람의 그 모습을 말없이 바라보는 오쿠데라는 흐뭇해하고 있었다. 


─ 행복해졌구나. 타키. 그녀의 옆에서. 잘 됐어.



☆ ☆ ☆ ☆ ☆



오쿠데라를 비롯한 여러 사람의 입을 쩍벌리게 만든 호화찬란한 메뉴. 오랜만에 타키와 신타가 힘을 냈다. 둘의 요리솜씨는 수준급으로 엄밀히 따지자면 신타쪽이 높았지만 신타는 요리쪽으로 아예 공부를 하는 중이어서, 신타는 프로라고 친다면 타키의 솜씨가 아마추어 최상급 레벨이었던 것.


타키는 뭔가 특별한 요리를 내오고 있었다. 미츠하도 먹은 적이 있었던 그 볶음밥. 예전에 미야미즈가에 타키가 왔을 때 했던 요리였다. 갑자기 옛 생각이 나는 미츠하.


─ 타키군, 이거 오래만이네? 그리웠어. 헤헤 


그 말에 신타는 그 요리에 타키가 엄청나게 심혈을 기울이더라. 이건 미츠하를 줄거라면서. 라는 첨언을 해준다.


타키는 순간 얼굴이 빨개져서 아무 말도 못하고 있고, 미츠하는 그것이 마냥 기쁠 뿐이었다. 



─ 자 앞에 있는 음료수 잔 모두 드세요! 우리들의 마지막 학창시절의 여름을 위하여, 건배!


─ 건배!!!


그렇게 그들의 즐거운 저녁시간은 이제 시작되었던 것이다. 


학창시절의 마지막 여름.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을 그 여름의 마지막을 즐기기 위해.



☆ ☆ ☆ ☆ ☆



바다 근처의 한 온천이 딸린 여관. 츠카사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일행들의 방을 딱 나워서 지정해줬다.


오쿠데라의 방, 타키와 미츠하의 방, 츠카사 신타의 방, 카츠히코와 사야카의 방.


─ 너 이거 노린 거지?


─ 응 맞아 노린 거야. 잘해봐라 타키! 미츠하 꽤 귀여워서 위험할지도?


─ 뭔 소리야. 저 녀석!!


츠카사는 거기에 덧붙여 


─ 너희 방은 특실로 잡아놨어. 가보면 알거야.


츠카사의 의미심장한 미소는 타키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 ☆ ☆ ☆ ☆



─ 우와 이 방 넓다. 이거 봐 온천도 딸려있어! 방 전용인가 봐.


방에 들어오더니 어린애처럼 좋아하는 미츠하. 전통의 다다미방도 오랜만이라 더 좋아하는 듯하다. 


확실히 방이 넓었다. 둘이 묵기에는 좀 넓은 방에 한쪽에는 두사람 정도 들어갈 공간의 온천 욕탕이 딸려있는 방. 제법 운치가 있어 보였다. 


─ 타키군 나 온천에 들어가 볼래. 혼탕이니까 타키군도 어여 들어와? 나 먼저 들어간다?


미츠하는 굉장히 즐거운지 탈의실에서 온천욕 준비를 마치고 타키하고 욕탕에 같이 들어가자고 제안했다. 급 당황하는 타키. 아무리 혼탕이라지만 단 둘이?


─ 응? 난 타키군이랑 같이 온천욕 하고 싶을 뿐인데? 타키군이야 말로 무슨 음흉한 생각 하는 거 아니겠지? 제대로 수건 챙겨서 두르고 들어와?


이미 수건으로 상, 하의를 완전 무장한 채 먼저 탕 속으로 들어가는 미츠하.


타키도 하는 수 없이 수건으로 가리고 탕 속으로 같이 들어갔다. 미츠하랑 마주보는 방향에 앉은 타키. 


─ 우와~ 진짜 좋다~ 이 온천. 피로가 싹 가시는 기분이야. 최근에 스트레스도 많이 쌓였었는데 풀고 가야지~


─ 미츠하, 너 말하는 게 아저씨 같다.


─ 실례되는 소리! 난 항상 꽃다운 소녀라고?


─ 네네, 알겠습니다. 흐아암...


그렇게 미츠하와 이야기 하던 중 타키는 졸음이 몰려와 깜빡 잠이 들었다. 잠결에 무언가 이상한 낌새가 느껴져 눈을 뜬 타키의 시선에는 분명 반대편에 있어야 될 미츠하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옆으로 고개를 돌리던 타키는 미츠하의 모습에 놀라고 말았다.


─ 미...미츠하? 지금 무슨 짓? 너 사... 상의 ... 수... 수건 ;;; 가... 가슴 다 보인다고?


지금 미츠하는 하의만 수건으로 가렸다. 분명 아까 다 가리고 들어가는 걸 봤던 타키는 그 모습에 혼란에 빠졌다. 그리고 미츠하의 상체에 봉긋 솟은 두 물체. 타키가 미츠하로 바뀌었을 때 주물럭대던 그 물체는 정말로 아름다웠다. 처음 보는 광경에 너무 놀라서 말까지 더듬는 타키. 그런 타키에게 미츠하는 옆으로 다가와서 팔짱을 낀다.


─ 헤... 타키군, 남자는 남자구나? 반응을 보니 귀엽네? 난 전~혀 타키군이 그런데 관심 없을 줄 알았는데.



언젠가 미츠하는 타키의 방을 샅샅이 수색했던 적이 있었다. 혹시나 숨겨놓은 야한 책을 발견하기 위해. 하지만 타키는 그야말로 신사였다. 아무것도 찾을 수가 없었던 것.



─ 관심 없을 수가 있냐?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니까.


미츠하는 타키의 팔짱을 낀 채로 자신의 몸을 타키에 부비대기 시작했다. 


타키는 분명 아래쪽만 가리고 들어온 지라 현재 서로의 알몸이 부딪히는 상황.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거기에 더해 미츠하의 가슴이 밀착해 오는 감촉은 너무 생생했다.


─ 으악!! 무슨 짓이야 미츠하!! 당장 수건으로 가려!!


─ 헤헤 안보면 되잖아 타키, 그렇게 말하는 거면 절대로 쳐다보면 안 돼!


계속 얼굴이 빨개진 채로 타키는 미츠하의 말을 충실하게 지켰다. 하지만 그러는 타키를 보는 미츠하의 마음은 불만이 쌓이기 시작했다. 


한번쯤은 봐도 되잖아. 저 바보... 진짜 한 번도 안쳐다보네. 


그렇게 생각하던 미츠하는 타키의 뒤로 가더니 그대로 타키를 끌어 안아버렸다.


─ 자..잠깐! 미...미츠하?


─ 어째서 한 번도 바라봐주지 않는 건데. 이 바보는


─ 아... 미, 미안 미츠하... 그렇지만... 난 미츠하를..."


─ 말하지 않아도 돼. 평소에도 날 배려해 준다는 거 누구보다도 내가 제일 잘 알거든?


아직도 당황하여 말을 잇지 못하는 타키.


─ 그래서 난 항상 타키군에게 고마워했어. 자신도 힘들 텐데, 날 먼저 생각해 주는 게.  


그런 미츠하의 모습을 보며 당황하던 타키는 이내 그런 미츠하를 껴안고 말았다.



☆ ☆ ☆ ☆ ☆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 두 사람은 흘린 땀을 씻고 있었다.


둘이 방금까지 격렬하게 사랑을 나눴던 이불에 희미하게 남아있는 핏자국..


 ─ 타키군, 정말 상냥해...


처음 이어서 그런지 허리에 약간의 통증이 느껴진다. 이불에 남겨진 핏자국을 보며 미츠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내가 정말 여자가 되었구나... 


그 때 마침 욕탕에서 나오는 타키. 순간 두 사람은 얼굴을 돌렸다. 뒤늦게 서로 부끄러워진 탓일까. 그리고 타키는 걱정스레 미츠하에게 물어본다.


─ 미츠하, 괜찮아?


타키는 진짜 어쩔 수 없는 듯하다. 자신도 처음이었을 텐데 미츠하부터 걱정하고 있다.


─ 으응... 상냥하게 해줘서 고마워. 난 괜찮으니까...


다행이야. 라고 말하면서 다시 포옹하는 타키. 안 돼, 아까의 여운이 아직 남아있단 말이야... 다시금 올라오는 분홍빛 기분을 억누르면서 미츠하는 타키에게 말했다.


─ 바보야. 넌 언제까지 나만 배려해 줄 거야? 나도 배려할 수 있게 해줘.


─ 응? 나도 충분히 배려 받는데.


─ 그건 배려 받는 게 아니라고, 내가 배려해 줄 수 있는 건 더 많단 말이야.


─ 그래서 그걸 못해서 불만이셨단 말입니까? 미츠하씨?


─ 그렇다고! 이 멍청아 언제까지 사람 부끄럽게 만들 거야!!


─ 알았어. 알았어... 이젠 나도 미츠하한테 기대볼게.



☆ ☆ ☆ ☆ ☆  



밤이 되어 조금 선선해진 바닷가를 거니는 두 남녀. 서로 팔짱을 낀채 지금은 아무 말 없이 그런 고즈넉한 밤바다를 즐기고 있었다.


이 때까지 타키는 줄곧 미츠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처음에 미츠하가 자신에게 좋아한다고 말했을 때 자신은 좋아한다고 말하지 않고 그냥 미츠하의 고백만 받아들였었다. 그 대답을 하지 않았던 게 계속 맘에 걸려있었지만 미츠하는 그런 타키에게 한 번도 그 대답을 요구 한 적은 없었다. 


타키는 그래서 그 대답을 이제 미츠하에게 들려줌과 동시에 진짜로 하고 싶었던 ‘그 말’을 꺼내기로 했다.


─ 나 말이야. 미츠하한테 고백을 받기만 하고 내가 제대로 대답해준 적 없었지?


─ 그건 상관없잖아. 우린 이미 연인사이인데다가... 읏... 갑자기 또 부끄러워지잖아!!!


─ 그건 나도 부끄럽다 뭐... 여하튼 난 이제 대답을 제대로 해주고 싶어졌어. 그래야 내가 후련해 질 거 같아서 말이야.


─ 그래? 흐흠... 우리가 사귄지 몇 달이나 됐다고 생각해? 그 동안 제대로 대답도 안 해주고 이런 어정쩡한 관계를 계속 이어왔다고 생각하는 거야? 나는 확실한 여자야. 어정쩡한 건 싫다구?


─ 그.러.니.까.  지금 말하잖아 대답을 해주겠다고.


─ 그럼 난 이렇게 하면 되는 거지?


말이 끝남과 동시에 미츠하는 타키의 품에 안겨온다. 그런 미츠하를 부드럽게 감싸안은 타키. 그리고 맘속 깊이 담아 두었던 그 말을 드디어 꺼냈다.


「미츠하... 난 정말 너를 사랑해. 너와 함께 영원히 같이 갈 거야. 혜성이 다시 떨어지더라도. 난 너를 이제 놓지 않을거야.」


사랑한다는 말은 처음 듣는 거 같다. 미츠하는 좋아한다고만 했지 타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한적은 없었던 것.


좋아해랑 사랑해는 한 끗 차이인거 같으면서도 거기에 스며드는 의미는 엄청나게 차이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타키는 미츠하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미츠하도 타키에게 하지 못했던 말을 해야할 것이다.


「나도 정말 사랑해 타키군...」


서늘한 바람이 부는 한 바닷가에서 그렇게 두 남녀는 서로에게 가장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해주었다.


<2부 10편에서 계속>


<잡담>


총평 : 망했어요... 이 좋은 소재가지고... 국밥 말아먹을 수 있다는 좋은 예시를 보여드리고 말았습니다. 


이제 2부도 한편 남았습니다. 외전 한편 포함해서 이번 2부도 11편 달렸네요. 3부는 편수가 적습니다. 


너와 함께 영원히는 각 편별로 독립된 이야기로 구성하고 있습니다. 큰 흐름으로 보면 시간순으로 흐르지만 각 편별로 별도의 단편으로 잘라도 어색하지 않은 그런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읽으실때 참고하시면 좋을거 같네요.


혹시라도 이것이 더 좋겠다. 이렇게 하는 것도 괜찮겠다. 마음껏 달아주세요. 지적도 환영합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너의 이름은(팬픽) [너의 이름은 2차 창작] If - 너와 함께 영원히 2부 - 8. 그녀를 위해서라면 2017/04/14 16:57 by 세츠레나


배경제공 : 디시인사이드 너의 이름은 갤러리 강화하지마여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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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작품은 IF 입니다. 오리지널과 설정이 많이 다릅니다.
※ 등장인물의 나이설정이 파괴 되어 있습니다. (타키,미츠하 18세로 동갑)
※ 배경은 2016년 겨울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오타지적이나 내용상 이상한 부분은 언제든지 말씀해주세요.


이글은 디시인사이드 너의이름은 갤러리에 같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전편보기> 2부 7편 다시 바뀐 두 사람


2부 그를 위해, 그녀를 위해


8. 그녀를 위해서라면.


아침마다 휴대전화의 메시지를 확인하던 타키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 무슨 일이지? 미츠하가 웬일이래... 메시지가 없어.


아침에 항상 오던 미츠하의 아침인사 메시지가 오늘은 오지 않았던 것. 그리고 오늘은 미츠하의 집에서 같이 공부하기로 한 날.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낀 타키는 집에서 일어나자마자 서둘러서 미츠하의 집으로 갔다.


며칠 전부터 미츠하의 안색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걸 봐왔던 지라. 미츠하가 걱정이 됐던 타키는 도착하자마자 초인종을 눌렀다.


하지만 초인종을 몇 번 눌러도 미츠하가 응답하지 않는다. 타키는 불길한 예감에 전화를 걸어보지만 전화조차도 받지 않는다. 


난감해진 타키. 마음이 다급해졌지만 집에 들어갈 방법이 없었던 것. 그 때 언젠가 미츠하가 타키에게 무언가를 맡겼던 것이 생각났다.


「이거 우리집 비상열쇠야. 내가 만약 무슨 일 있으면 꼭 타키군이 제일 먼저 와줬으면 하는 바람이랄까. 그럴 일 없게 만들어야지」


그럴 일 없게 만들어야지. 라고 말했던 미츠하의 바람과는 달리 이제 그걸 써야 되는 상황이 왔다고 생각한 타키는 항상 가지고 다니던 미츠하의 열쇠를 사용하여 집안에 들어갔다.


─ 미츠하. 나야 타키. 들어간다.


하지만 아무런 응답도 없는 너무도 고요한 집안. 타키는 미츠하의 방안으로 들어갔다.


─ 미츠하? 미츠하!! 야!! 너 왜 그래!! 미츠하!!!!


방안으로 들어간 타키의 눈에 처음 들어온 건 방바닥에 쓰러져 있는 미츠하였다. 타키는 미츠하를 부축하려 했으나 미츠하는 물먹은 솜처럼 축 늘어져서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했다. 


급해진 타키는 우선 미츠하를 이불에 다시 눕히고 자신의 이마와 미츠하의 이마에 손을 번갈아 대봤다. 


─ 큰일났다. 온몸이 불덩이야. 


온도계를 따로 가져오지 않고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미츠하의 몸이 불덩어리였다. 타키는 급하게 자신의 전화를 열어 구급차를 부르려 할 때였다.


─ 으으.... 타... 타키군?


힘없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 미츠하 조금만 기다려 구급차 부를 테니까. 일단 병원으로 가자.


그런데, 갑자기 몸을 살짝 움직여 그런 타키를 막는 미츠하.


─ 괜찮아...


라는 한마디와 함께 다시 정신을 잃는다.


─ 미츠하!! 이런 젠장. 구급차도 부르지 말라고 하면. 어쩌라는 거야.


사람이 쓰러졌는데 구급차를 부르지 말라는 건 말도 안 돼. 라면서 다시 구급차를 부르려 했지만, 미츠하가 다시 막았다. 


그러기를 서 너 차례.


결국 포기한 타키는 일단 미츠하의 집안에서 미츠하를 간호할 만한 것들이 있는지 찾아 봤다. 확실히 가사를 깔끔하게 잘하는 미츠하답게. 정리가 잘되어 있어서 어렵지 않게 찾아낸 물품들.


수건, 얼음, 자그마한 대야.


우선 이마의 열부터 식혀야 했기 때문에. 찬물에 식힌 수건을 미츠하의 이마에 대어 준다. 그리고 미음을 만들기 위해 타키는 주방으로 향했다.



☆ ☆ ☆ ☆ ☆



─ 으...으음... 


며칠 전부터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결국엔 그것이 와 버렸다. 미츠하는 전날 저녁부터 갑작스레 그 상태가 악화됐던지라. 일단 비상 응급약을 먹고 잠들었었다. 아침이 되어 간신히 눈을 뜨긴 했지만, 몸은 미츠하가 원하는 데로 전혀 움직여주지 않고 있다. 전혀 꼼짝도 할 수 없는 상태. 


─ 타... 타키군... 오늘 우리 집에... 올 텐...데..


그 와중에도 타키와의 공부약속이 먼저 생각난 미츠하. 다시 한 번 몸을 일으키려 하지만 이번에도 몸은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마에는 차가운 수건의 느낌이 난다.


─ 으...음... 이..... 이건?


자신의 이마에 손을 가져가려던 찰나.


─ 미츠하, 정신이 좀 들어 이제? 움직이지 마. 아직은 좀더 누워있어. 그리고 수건 내리지마. 내가 보면서 계속 바꿔줄테니까. 열이 좀 많이 있어 너.


문이 열리고 들어온 사람은 마침 오늘 오기로 한 사람이었다. 손에는 작은 냄비를 든 채. 서 있는 타키.


─ 와...줬구나... 타키군...


목소리가 갈라졌는지 원래의 본인의 목소리가 나오질 않는다. 하지만 타키는 개의치 않고 냄비를 옆에 있는 탁자에 올려놓고, 일어나려는 미츠하를 다시 눕혔다. 


─ 일어나지 말라니까.


조용하지만 단호하게 말하는 타키. 미츠하는 타키의 말에 왠지 믿음이 생겨 다시 그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 ☆ ☆ ☆ ☆


타키가 오전 내내 계속 붙어서 돌봐준 덕분인지 점심때 쯤 되니, 미츠하의 상태가 호전의 기미가 보였다. 지금은 살짝 벽에 기대어 앉아 있는 미츠하.


─ 미안... 타키군. 걱정 끼쳐버렸네.


그런 미츠하를 타키는 조용히 타이른다.


─ 미안해 할 필요가 뭐가 있어. 오늘 일에 대해선 다음에 이야기 하도록 하고. 일단은 그 몸부터 추스리도록 해.


계속해서 이어가는 타키의 다음 말에 미츠하는 놀랐다.


─ 그리고 미츠하. 미안한데. 등 내 쪽으로 돌려줄래? 상의 좀 벗고. 일단 몸에 땀이 많이 났으나 우선 그거 닦고. 너 옷 갈아입혀야겠어. 지금 너무 옷이 축축해서 잘못하면 증상 심해질거야.


타키는 미츠하에게 너무 헌신적인 나머지. 자신이 해야 될 일에 너무 집중해버렸던 것. 미츠하는 갑자기 부끄러워졌다. 


─ 타.. 타키군? 무... 무슨 말을?


그 말을 듣자 타키는 갑자기 정신이 든다. 미츠하의 간호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그녀가 부끄러워질 거라는 것은 생각도 못했던 것.


─ 아... 미... 미안... 그럴 의도는...


당황하는 타키의 모습에 미츠하는 살짝 웃음 지으면서 자신의 등을 맡겼다. 자신을 위해 그렇게 헌신 하는 사람한테 거절하는 것도 무리이고, 더군다나 그 사람은 타키다.


─ 후훗... 알았어. 타키군이라면...


미츠하는 자신의 상의를 벗고 타키에게 몸을 맡겼다. 타키는 그런 미츠하의 몸을 물에 적신 수건으로 부드럽게 닦기 시작한다.


─ 읏. 타키군. 간지러워...


─ 아, 미...미안.. 조금만 참아줘...


타키는 눈앞의 미츠하의 뽀얀 피부에 잠시 넋이 나갔지만. 지금은 그런 걸로 욕정할 때가 아니라는 걸 바로 깨닫고 계속해서 몸을 닦아 나갔다. 


등을 다 닦은 타키는 이제 미츠하의 상반신의 앞쪽을 닦기 시작했다. 하지만 물컹하는 느낌에 타키는 바로 손을 뺐다.


─ 하윽... 타.. 타키군 손길이 너무 야해...


부끄러운 듯이 자신의 가슴을 가리고는 타키를 살짝 돌아보는 미츠하. 타키는 그런 미츠하의 반응을 참으면서 간신히 임무를 완료할 수 있었다.



☆ ☆ ☆ ☆ ☆ 



지금 미츠하는 타키의 무릎에 머리를 대고 잠들어 있었다. 타키는 그런 미츠하를 조용히 바라만 보고 있었다.


평소에는 강하고 활발한 미츠하지만, 오늘은 그야말로 연약한 아기새 같은 느낌. 그런 아기새가 타키의 무릎에서 조용히 잠들어 있었다. 타키는 그 상태로 미츠하가 깰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 어머... 나 잠들었었나?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 눈을 뜬 미츠하는 자신의 상태에서 화들짝 놀랐다. 아까 어리광을 부리고 싶어서 타키에게 무릎배개를 해달라고 했었는데, 설마 거기에서 진짜 잠까지 들어버렸을 줄은 몰랐던 것.


─ 일어났어? 미츠하? 너무 평온하게 자길래. 그냥 안 깨웠어. 


─ 아... 미안해 타키군. 나도 모르게 그만.


─ 괜찮아. 자고 있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나도 미츠하를 깨우기 싫었어.


얼굴이 확 달아오른다. 귀...귀엽다니...


─ 이제 저녁 먹어야지. 일단은 가볍게라도 뭐라도 먹어. 그래야 빨리 나으니까.


미츠하를 다시 이불에 눕혀놓고 타키는 일어나서 부엌으로 향했다. 그런 타키를 보며 미츠하는 타키 몰래 뒤따라서 일어났다. 


─ 음... 아무래도 아직은 무거운 식사는 무리일 테니, 이번엔 죽을 끓여야겠구나. 


타키는 저녁메뉴를 정하고 조리를 시작하고 있었다. 그의 등 뒤로 오는 누군가의 기척도 느끼지 못한 채.


─ 윽! 미츠하. 잠깐 나 조리중이야?


갑작스럽게 뒤에서 안겨오는 미츠하. 타키는 그만 국자를 바닥으로 떨어뜨릴 뻔했다. 이 녀석 왜 이렇게 위험한 행동을.


하지만, 타키는 미츠하의 다음 행동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미츠하는 돌아보던 타키의 뺨을 양손으로 살며시 잡고 타키의 입술에 그대로 자기의 입술을 맞췄다.


─ 읍...


드디어 이루어진 두 사람의 첫 키스. 그것도 미츠하의 주도로... 


10초가 1분 같았던 첫 키스의 시간이 지나고 미츠하는 입술을 살그머니 떨어뜨렸다. 그리고 아직도 놀란 표정을 바꾸지 못하는 타키에게.


─ 고마워, 타키군... 내가 해 줄 수 있는 보답은 이것뿐이었어.


오늘 하루 종일 타키가 미츠하에게 헌신했던 걸 생각하면 미츠하는 더한 것도 해 주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 이 바보야.. 뭐가 미안해... 아픈 건 신도 어쩔 수 없는 것을... 그리고 감기 옮으면 어찌하려고 그래. 


말은 그렇게 해도 미츠하의 감기를 내가 가져와서 미츠하가 낫는다면 그렇게라도 하고 싶었던 게 아침의 타키의 심정이었다.


─ 후훗. 역시 타키군은 타키군이네. 감기 걸리면 그 땐 내가 보살펴 줄게. 걱정 말아.


─ 너라는 사람은 진짜...


그렇게 마주보며 웃던 타키는 다시 미츠하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맞췄다. 미츠하가 그렇게라도 보답을 해 주었다면 자신도 그에 대해 답을 해줘야겠다는 생각이었다.


─ 읍... 타키군 치사해. 갑자기...


─ 치사한건 미츠하도 마찬가지니까. 


─ 이 바보...


얼굴이 빨개진 채 부끄러워 하는 미츠하를 보며 타키는 조용히 미소 지었다.



☆ ☆ ☆ ☆ ☆



저녁식사가 끝난 후 타키는 미츠하의 상태가 많이 걱정되었는지 다시 한 번 당부했다. 


─ 미츠하, 몸 나빠지겠다 싶으면 바로 나한테 연락해라. 오늘처럼 또 쓰러지면 정말 곤란해. 


─ 으..응.. 알았어 타키군... 만일에 대비해서 열쇠 줬으니까.


오늘 그 열쇠가 아니었으면 자신이 어떻게 되었을 지는 상상하기도 싫었던 미츠하. 그건 타키도 마찬가지였다. 만약이라는 가정이 정말 어떠한 상황이라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 오늘 그 열쇠가 없었을 당시의 상황도 상상이 가능했다. 그것도 정말로 생각하기 싫은 그런 끔찍한 상상으로.


─ 아 미츠하... 하나 더 물어 볼게 있는데...


타키는 아침에 구급차를 부르려 할 때 미츠하의 행동이 이상했다는 걸 떠올리고 살며시 그것에 대해 물어보기로 했다.


─ 응? 내가... 그랬었어?


미츠하는 기억이 나질 않는 모양이다. 자신도 모르는 무의식중에 그렇게 했던 거 같은데 라는 말만 할 수 있을 뿐.


─ 음... 나 굉장히 놀랬어. 구급차를 부르려고만 하면 네가 말려서... 진짜 어찌할 수가 없었거든.. 


미츠하는 그런 타키의 말을 듣고 가만히 생각하다 기억의 파편 한 조각을 떠올렸다.


혜성 추락당시에 후폭풍을 맞았을 때, 미츠하는 그 여파로 학교 담벼락에 부딪히며 정신을 잃었다. 구급차에 실려 가면서 미츠하는 곁에 있던 카츠히코와 사야카에게.


「구급차 부르지마. 내 스스로 그 사람 곁에 닿고 싶어. 이렇게 살아남은 나와 같이 그 기쁨을 나눠줄 그 사람을」


그 때의 기억이 남아서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했던 것일까. 그 사람이 옆에 있었기에 그런 말을 무의식적으로 했던 것일까. 


하지만 이제 앞으로 그럴 일은 없겠지. 내 스스로 그 사람 곁에 닿고 싶어라는 소원은 이미 이루어졌으니까... 오늘... 그 사람에게 닿았으니까...


─ 미안해, 타키군. 앞으로는 이제 그럴 일 없을 거야. 걱정 끼쳐서 미안해...


─ 알면 됐어. 더 이상 무리는 하지마...


살며시 그런 미츠하를 감싸 안고 타키는 그렇게 당부하였다.


<2부 9편에서 계속>


<잡담>


언제나 무덤을 전문으로 파고 다니는 작가입니다. 오늘은 왠지 감성이 빵빵 터지네요. 비까지 오는 바람에... 


8편은 미리 써놨었는데, 하필 날씨가 공교롭게 딱 맞아떨어져 버렸습니다. 원래는 플롯에 없었는데 며칠전에 생각난 소재로 한번 써본 편이었습니다.


여기까지 7월이고 이제 8월로 넘어갑니다.


너와 함께 영원히는 각 편별로 독립된 이야기로 구성하고 있습니다. 큰 흐름으로 보면 시간순으로 흐르지만 각 편별로 별도의 단편으로 잘라도 어색하지 않은 그런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읽으실때 참고하시면 좋을거 같네요.


혹시라도 이것이 더 좋겠다. 이렇게 하는 것도 괜찮겠다. 마음껏 달아주세요. 지적도 환영합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편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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