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름은(팬픽) [너의 이름은 2차 창작] If - 너와 함께 영원히 2부 - 4. 그를 위해, 그녀를 위해 2017/04/08 17:50 by 세츠레나



배경제공 : 디시인사이드 너의 이름은 갤러리 강화하지마여 님


주의사항

※ 이 작품은 IF 입니다. 오리지널과 설정이 많이 다릅니다.
※ 등장인물의 나이설정이 파괴 되어 있습니다. (타키,미츠하 18세로 동갑)
※ 배경은 2016년 후반부에서 시작됩니다.

오타지적이나 내용상 이상한 부분은 언제든지 말씀해주세요.


<이전편 보기>


2부 그를 위해, 그녀를 위해



4. 그를 위해, 그녀를 위해



─ 다들 3학년이니까 진로는 어떻게 할 지 생각해 두는 게 좋을 거야. 조만간 진로 상담 들어 갈 거니까 다들 준비해둬 알았지?


아침 조례에 담임 선생님의 말씀에 술렁이는 교실. 타키와 미츠하도 마찬가지였다.


수업이 끝난 후 나란히 하교 길에 오른 두 사람의 화제는 당연하게도 오늘 아침 조례의 담임 선생님의 진로에 대한 언급이었다.


사실 미츠하는 꿈을 펼치기 위해 도쿄로 올라왔지만, 막연히 꿈이 있을 뿐이지, 막상 그 꿈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표현하질 못하는 것이었다. 다시 말하면, 현재로서는 진로에 대해 확실하게 정한 게 없는 것이었다.


─ 공부는 지금처럼만 계속 이어가면 문제는 없을 텐데. 내가 진짜로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답답한 마음에 옆에 있는 타키에게 질문을 던지는 미츠하.


─ 음... 내가 보기엔 미츠하는 패션 센스도 있고, 손재주가 좋잖아. 그런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잘되지 않을까? 패션 디자이너라던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명쾌하게 대답을 내놓는 타키. 미츠하를 잘 알고 있지 않고서는 저런 대답이 쉽게 나올 수는 없는 법. 타키는 미츠하의 장점을 정확하게 짚어주고 있었다.


─ 타키군은 그렇게 생각하는 구나.


미츠하는 확실히 또래 여고생에 비해 패션에 대한 감각이 남달랐다. 이토모리에서 매듭끈을 만들면서 생긴 센스랄까. 눈에 확 띄지 않으면서도 섬세하게 돋보이는 그런 패션을 주로 하고 다녔던 것.


거기에 덧붙여 매듭끈을 제작하면서 생긴 노하우등의 손재주도 뛰어났다.


하지만 본인은 자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아예 간과하고 있었던 부분을 타키가 일깨워 줬던 것이었다.


─ 타키군의 말을 잘 생각해보면 맞는 말인데. 난 내 스스로가 그리 뛰어나다고는 생각하지 않거든. 아직은 부족하달까...


뭔가 자신 없어 하면서 말하는 미츠하가 그렇게 생각하는 거라면, 그 생각을 바꿔줘야 했다. 타키가 보기엔 미츠하는 충분히 그 일을 해낼 수 있어 보였다. 저런 자신감 없는 모습은 최근의 미츠하에게서는 보지 못했었는데, 확실히 진로의 문제는 미츠하에게 무거운 주제인 듯하다.


─ 타키군은 뭘 하고 싶어?


자신의 대답을 미룬 채 역으로 타키에게 질문하는 미츠하. 미츠하가 예상하는 대답을 타키가 들려줄 것인가에 대한 기대감이 약간 있었다.

 

─ 난 건축 분야 쪽으로, 특히 건물 내장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아서, 츠카사, 신타랑도 인테리어가 괜찮은 카페들을 자주 갔어. 뭐 거의 순회를 돌 정도로? 미츠하가 아르바이트하는 카페, 거기 내 단골이거든. 미츠하도 내 몸으로 가봤었잖아.


역시 미츠하가 예상하던 대답을 들려주는 타키. 미츠하가 보는 타키는 그림에 대한 센스도 있었지만 공간감에 대한 미적 감각이 굉장히 뛰어났다. 타키가 친구들하고 다니는 곳만 해도 그런 감각을 알 수 있었던 것이, 타키가 가는 카페들은 거의 인테리어가 멋진 곳뿐이었다


미츠하도 타키의 몸에 있을 때 갔던 ─ 지금 아르바이트 하는 ─  카페도 그 중 하나로 카페의 인테리어는 타키가 매우 맘에 들어 하고 있었다. 


─ 그건 그렇고, 진학은 조금 높은 대학을 목표로 잡아야 할 거 같아. D대 라던가... D 공대라던가...


─ 응? D대? 거기 엄청 컷 높지 않아? 나도 알아보긴 했었는데. 우리 성적으로도 좀 아슬 아슬 하긴 하더라.


─ 그런데, 진학은 지금처럼만 공부하면 가능할 텐데. 문제는 그 다음이야. 과연 내가 실내 내장 인테리어를 정말로 잘 할 수 있는지가 걱정이야. 왜냐면 난 이제 갓 시작하는 햇병아리 같은 존재인데. 전문가로 성장하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가 문제거든. 난 그것이 제일 커. 하고 싶은 일은 정해졌지만. 그 일을 과연 잘 해낼 수 있는지가 문제라는 거지.


─ 음... 그렇구나...


타키가 바라본 미츠하와 마찬가지로 미츠하가 보기엔 타키는 그 일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타키는 무엇이 불안한 지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 것이었다. 결국 둘 다 다르면서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던 것.


자신의 진로도 고민이 되니 타키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가 없는 미츠하. 차라리 둘 중 한명이라도 먼저 해결을 하면 일이 풀릴 거 같다. 


─ 어려운 문제네. 타키군은 대학을 1차 목표로 잡고 원하는 대학의 원하는 과에 들어가는 게 우선 일거 같아.


─ 응 맞아. 나는 그렇게 하면 되는데. 미츠하는... 어떻게 하려고?


─ 걱정 마 타키군. 아직 시간은 있으니까...


대답은 그렇게 했지만, 미츠하의 표정이 그렇게 밝지는 않았다.



☆ ☆ ☆ ☆ ☆



하아... 내가 하고 싶은 것이라...


미츠하는 자신의 방에 누워서 한숨을 쉬며 중얼거렸다.


실은 타키가 하교 길에 한 말을 이해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그 일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을 뿐... 미츠하는 그 일만은 될 수 있으면 피하고 싶었던 게 솔직한 심정이었다.


─ 진짜 다른 일 중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진로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던 어느 날 미츠하의 전화기에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메시지가 도착했다. 발신자는 유키노 선생님. 


[미츠하양? 학교는 잘 다니고 있어? 그 때 내가 도와준 뒤로 학교 잘 들어갔나? 궁금해서]


─ 무슨 일이시지? 그냥 안부인사인가?


[네, 선생님 덕분에 잘 다니고 있어요.]


[그렇구나, 그럼 다행이네. 뭐 선생님이 따로 도와줄건 없고?]


[음... 그게 실은...]


지금 담임 선생님한테 도움을 요청해도 되지만 워낙에 특이한데다가 자신에 대해 잘 모르는 느낌이 들어 주저하던 미츠하는 적어도 자신을 더 잘 알고 있는 유키노라면 그런 고민을 털어놔도 괜찮을 거란 생각이 들어 살짝 상담하고 싶은 내용을 메시지로 보냈다.


[그럼 내가 휴일에 도쿄에 갈게. 우리 귀여운 미츠하양의 고민이라면 얼마든지 들어줄게~]



그리하여, 지금 미츠하는 카페에 유키노랑 마주 앉아 있다.


─ 오랜만이야, 미츠하양. 더 건강해진 거 같네?


─ 아하하, 선생님도 별일 없으시죠?


─ 응, 이토모리 고등학교는 아직 수업이 진행되기 힘든 상황이라 그냥 서무 보면서 미츠하양처럼 다른 학교로 전학 간 학생들을 케어해 주고 있기는 해. 그리고 미츠하양의 남자친구의 부탁이 있었지. 학교에서 만났었거든, 미츠하양이 진로 문제로 고민이 있는 거 같다면서 상담을 부탁하더라고.


─ 에엣? 타키군이요? 저한테는 그런 말 안했는데요?


에라이! 타키군. 이 바보!


「도쿄에 올라오면 내가 잘 케어해 줄게. 걱정마, 미츠하!」


미츠하의 도쿄행이 결정 된 후 먼저 도쿄로 돌아갈 때 말했던 타키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정말 이 바보는 자신보다도 날 먼저 챙기나. 타키군도 진로 때문에 힘들 텐데...


─ 오호라. 그랬구나. 자상한 남자친구네.


─ 헤헤... 감사합니다. 선생님.


약간의 시간을 서로에 대한 안부로 주거니 받거니 이야기 하던 두 사람은 이윽고 본론으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미츠하는 메시지로 간략하게 설명했던 자신의 고민에 대해 상세하게 유키노에게 털어놨다.


이야기를 듣고 잠시 생각하던 유키노는 이윽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 선생님이 보기에도 남자친구가 하는 말이 맞는 거 같아. 나는 그렇게 생각해. 그 미츠하양의 남자친구. 미츠하양에 대해 정말 잘 알고 있는데?


─ 네? 역시 그런가요?


역시 타키군이 맞게 본건가. 하지만, 진짜의 이유를 아직 말씀 안드렸으니...


─ 솔직히 말하면. 전 그 일에 대해 거부감이 있어요. 안 좋은 기억도 있고.


하지만 다음 유키노의 말에 미츠하는 자신이 괜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 음... 그건 이미 지나간 과거잖아. 미츠하양은 미래를 바라 봐야하는 거고. 안 좋은 기억 때문에 과거에 얽매이는 건 미츠하양 답지 않아.


그것은 미츠하의 핵심을 날카롭게 찌르고 들어오는 말이었다. 미츠하가 잊고 있었던 무언가를 떠올리게 만드는 그런 말.


미츠하가 도쿄로 올 때 다짐했던 일이 생각났다. 그 때 과거는 두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겠다던 다짐. 


 ─ 이제야 다시 생각나네.


혼탁했던 안개가 걷히는 느낌을 받은 미츠하의 표정이 밝아졌다.


─ 감사합니다. 유키 선생님. 저 도전해볼래요. 선생님 말씀, 그리고 제 남자친구의 말대로요.


─ 그래. 잘 생각했어.


미츠하를 보고 살며시 웃는 유키노를 바라보던 미츠하는 전부터 궁금했던 그리고 하고 싶었던 말을 꺼내기로 했다.


─ 그리고 정말로 궁금했던 거 이제 물어봐도 될까요?


─ 응 뭘까? 미츠하양이 궁금해 하던 것이라?


─ 선생님은... 이토모리로 오시기 전에 여기서 사셨다고 하셨죠? 저 엄청 동경했었어요. 도쿄로 정말로 오고 싶었거든요.


─ 그랬구나. 그래서 그 동경하던 도쿄의 지금은 어떠니? 소감은?


─ 정말 좋아요. 옆에 멋진 남자친구도 있고... 근데... 뭔가가 허전한 느낌이랄까요... 그런 게 있네요.


동경하던 도쿄에 왔지만, 그리고 모든 것이 새롭기만 했지만, 미츠하는 약간의 허전함을 느끼고 있는 터였다. 그것의 이유는 미츠하 본인도 모르는 것이었다.


─ 그 허전함이란 게 혹시... 도쿄의 멋진 여자의 이미지를 그렸는데 그게 아니어서 그런 거니?


하지만 그런 미츠하도 모르는 허전함의 이유를 한 번에 알아맞히는 유키노.


─ 어... 어떻게 그걸...


─ 선생님도 네 나이 때는 그렇게 생각했었단다. 하지만, 도쿄에 올라와보니 그건 나만의 상상이었을 뿐이었지.


잠깐 말을 멈추고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던 유키노.


─ 아직 미츠하양은 소녀야. 소녀는 소녀인 채로 있는 게 제일 좋은 거란다. 하지만, 미츠하양도 나처럼 소녀 시절에게 안녕을 고하고 당당하게 한사람의 여성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겠지.


─ 내가 확실하게 말해줄 수 있는 건. 미츠하양은 당당한 한 사람의 여성이 될 수 있다는 거야. 그렇기 때문에 벌써부터 동경을 가질 필요는 없어.


난 성인이 될 때 아직은 조금만 더 소녀로 있고 싶었으니까.

하지만 언제까지 소녀인 채로 있을 수는 없으니까...


그러니까, 지금의 소녀시절을 조금 더 즐기도록 하세요. 미츠하양. 그리고 혼자도 아니잖아. 같이 손잡고 사회에 첫 발을 디딜 사람이 미츠하양 옆에는 있잖아.


그 말을 들은 미츠하의 표정이 전에 없이 환해졌다. 


「그래 난 혼자가 아니잖아.」


타키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와 함께라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미츠하의 표정은 이제 굳은 의지로 가득 차 있었다.



☆ ☆ ☆ ☆ ☆ 



유키노와의 대화로 고민이 해결된 후 미츠하는 타키가 보고 싶어져 자신의 집으로 귀가하지 않고 타키의 집으로 놀러 왔다.


─ 안녕하세요. 미츠하입니다.


─ 오, 오랜만이구나. 미츠하짱. 잘 지냈니? 타키는 아직 아르바이트에서 안돌아왔어. 잠깐 들어와 있거라. 그 녀석 곧 돌아올 거니까.


타키의 어머니 ─ 하루가 미츠하를 반갑게 맞아준다.


─ 우리 타키. 요즘 모든 일에 열심이더구나. 미츠하양이 도쿄로 올라온 뒤부터 일거야. 아마도 본인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기 시작한 건 말이지.


─ 그렇군요. 타키군은 성실하니까요.


─ 그렇지도 않아. 미츠하짱에 비하면 우리 타키는 아직 멀었지.


말은 그렇게 하지만 하루의 표정은 정말로 즐거운 것이었다.


언제나처럼 타키의 방에서 쉬고 있으라는 하루의 말에 미츠하는 곧 걸음을 옮겼다.


타키의 방은 남학생의 방답지 않게 가구는 적지만 적재적소에 꼭 필요한 물품만 놓아둔 심플함이 있었다. 그리고 책상에는 항상 공부하는 책과 함께 타키의 디자인 도구가 놓여있었다. 


몇 번 들어와 봤으면서도 들어올 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받는 신기한 방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그 디자인 도구 사이에 이상한 것이 눈에 들어온다. 


그것은 작은 스케치북.


미츠하는 호기심이 발동하여 그 스케치북을 살며시 손에 들었다.


─ 타키군, 일상생활이나 풍경 같은 종류의 그림을 좋아했었지. 어디 몰래 구경 좀 해볼까?"


타키의 스케치북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보는 타키의 그림은 미츠하의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 우와... 진짜 멋있다. 타키군 그림 진짜 잘 그리네.


어느 그림은 건물 내의 멋진 인테리어를 표현하기도 했고, 도쿄의 어느 공원의 풍경을 생동감 있게 담아내기도 했다.


 ─ 부럽다. 타키군. 이렇게 실력이 좋은 줄 몰랐어. 이 정도면 충분히 디자인도 할 수 있을 거 같아.


그렇게 생각하면서 스케치북을 넘기던 미츠하는, 중앙에 호수가 있는 마을의 풍경이 그려진 다음 그림에서 동작을 멈췄다.


 ─ 응? 이것은...?


그림을 그린 날짜는 작년 9월 중반쯤. 미츠하랑 타키가 몸이 바뀔 시기였다.


미츠하는 갑자기 혜성이 떨어지기 전의 아름다웠던 고향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그 그림은 그만큼 미츠하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었다. 보기만 해도 포근해지는 그런 느낌... 그림 속의 이토모리는 정말로 평화로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렇게 떠나오고 싶어 하던 고향이었지만, 혜성추락으로 그 아름답던 풍경을 더 이상 볼 수 없는 것이 아쉬웠었는데. 타키는 그런 아쉬움을 그림으로 완벽하게 채워주고 있었던 것.


그 그림을 계속 보고 있으니 마음속이 따듯해지는 느낌을 받은 미츠하.


 ─ 아... 타키군이 하고자 하는 최종 목표가 이것인가?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줄 수 있는 인테리어. 그것이 타키의 최종목표.


이토모리의 풍경 뿐 아니라 이 전에 봐 왔던 그림들은 하나같이 그런 느낌의 그림이었다. 그것은 마치 하나의 실로 연결된 느낌. 


자연스러우면서도 세련된 멋. 미츠하의 센스와 꼭 들어맞는 그런 멋이 있었다.


한동안 그 그림 앞에 눈길이 멈춰있던 미츠하의 손은 다음 장으로 넘어갔다. 


그 다음 그림은 환하게 웃고 있는 한 소녀가 있었다. 머리에는 정성들여 묶은 매듭끈 장식을 하고 있는 이목구비가 뚜렷한 소녀...


─ 이건... 나? 와~ 완전 똑같네. 머리스타일만 다를 뿐이지만 후후. 


그 그림의 오른쪽 아래에는 미츠하 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남겨져 있었다. 



☆ ☆ ☆ ☆ ☆ 



─ 미츠하, 갑자기 웬일이야? 오늘 온다고 말하진 않았잖아."


반가운 목소리와 함께 방의 주인이 들어왔다. 하지만 그 방의 주인은 미츠하가 들고 있던 물건을 보더니 소스라치게 놀란다.


─ 자...잠깐 뭘 보고 있던 거야 미츠하!!!


─ 아. 이거? 타키군 책상 위에서 날 좀 봐 주세요~ 하길래. 이 몸이 평가 좀 해주려고 봤어.


─ 으엑? 그. 그건?! 하필 그걸 보고...  아... 이럴 수가...


천연덕스럽게 스케치북을 보여주는데 거기에 그려져 있는 것은 미츠하의 초상화. 타키가 몸이 바뀌었을 때의 모습을 기억하여 시간 날 때마다 스케치하여 완성했던 미츠하의 모습.


─ 그것만은 보여주기 싫었다고... 창피하잖아...


─ 뭐가 창피한지 나한테 설명 해봐! 아니라면 자랑스럽게 여겨도 된다고? 난 타키군이 나를 그린 그림 정말 좋았는데? 가지고 가고 싶을 정도로.


─ 그게 뭐야. 완전 억지잖아. 미츠하. 허락도 없이 남의 그림 막 보고 말이야. 


살짝 삐친 타키. 미츠하는 그런 타키가 너무 귀여웠다.


─ 미안해, 타키군, 스케치북이 나의 호기심을 너무 자극했어.


─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 그럼 앞으로 소중한 물건은 중요한 곳에 두도록! 알았지?


─ 알았다 알았어. 후... 


한바탕의 소동이 끝난 후 두 사람은 간단한 다과와 함께 이야기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타키는 오늘 미츠하가 어디에 갔다 왔는지 알고 있었다. 그 결과가 궁금해졌던 타키는 미츠하에게 유키노를 만났던 일에 대해 물어봤다.


유키노와 만났던 오늘의 결과에 대해 타키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미츠하. 그리고 그 일에 대해 거부감이 들었다고 솔직한 마음을 타키에게 털어놓았다. 


─ 아 그렇지, 안 좋은 일들도 많았으니까.


─ 하지만 이젠 괜찮아. 진짜로 나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한번 도전해볼래. 의류 디자이너로!


─ 오! 그거 좋은 생각이다. 응원해줄게, 미츠하. 그러고 보니 우리는 같은 디자이너 지망이네? 분야는 다르지만.


─ 잘 부탁해요, 타키군?


─ 응! 나야말로!.



이렇게 미츠하 앞에서 자신 있게 말했지만. 타키도 마찬가지로 고민이 해결되지 않고 있었다.


미안해, 미츠하. 난 자신이 없어...


타키의 중얼거림을 눈치 빠른 미츠하가 놓칠 리 없었다. 바로 추궁에 들어가는 미츠하의 앞에서 타키는 쩔쩔매기 시작했다.


─ 타키군 뭘 숨기는 거야? 난 네 여자친구야. 나에게 숨길 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는데? 나도 솔직하게 털어놨으니, 타키군도 솔직하게 털어놔줘. 아직 고민 해결 안된거지? 혼자 고민해결해 본다고 큰소리 치더니?


타키가 자신에게 뭔가를 숨기고 있다는 사실에 살짝 화가 난 미츠하는 계속 타키를 추궁하고 있었다. 


─ 진짜 말 안할 거야? 나 화낸다?


결국엔 화낸다고 자신의 입으로 직접 말한 미츠하. 타키가 이래도 말 안한다면 정말로 화를 낼 생각이었다.


─ 미안... 방금 전까지 미츠하에게 그렇게 당당하게 말했지만. 난 솔직히 자신이 없어. 지난번에도 말했듯이 내가 그 목표까지 어떻게 가야할 지 아직 길을 못 만들었거든.


결국 타키는 미츠하의 기세에 눌려 이실직고 하고 말았다.


말하면 되는 거였잖아 이 바보...


─ 그럼 내가 네 여자친구가 아닌 객관적인 입장에서 네 그림과 디자인에 대한 감상 좀 이야기해줄까?  네가 보지 말라고 했던 그 그림이 난 최고라고 느꼈는데?


미츠하는 아까 타키의 그림을 본 소감과 총평을 있는 그대로 이야기 해준다. 가만히 듣고 있던 타키는 자신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 하지만... 그것들은 낙서 수준이...


─ 뭐? 넌 그걸 낙서로 밖에 인식 못하는 거야? 그렇게 멋진 걸 할 수 있으면서? 자 그럼 이 그림은 뭐야. 이것도 낙서야?


미츠하의 목소리가 갑자기 높아지면서 타키 앞에 들이민 그림은 바로 이토모리 마을의 전경이었다.


─ 난 말이야. 이 그림을 보고 엄청나게 감동했어. 그런데 타키군은 이게 낙서라고 말하는 거야? 그럼 난 낙서보고 감동한 거고?


대꾸를 할 수가 없었다. 미츠하는 자신감 없는 타키의 약점을 제대로 찌르고 들어왔다.


─ 타키의 디자인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거야. 그 디자인을 보고 지금 나처럼 감동하는 사람도 있고. 그게 타키가 진짜로 하고 싶어 하는 일이 아니냐고.


그거였다. 타키가 미츠하가 잘할 수 있는 일을 한 번에 꿰뚫어 봤듯이 미츠하도 타키가 진심으로 하고자 하는 일을 꿰뚫어 본 것이었다.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줄 수 있는 실내 디자이너.


그것이 진짜 타키가 하고 싶었던 일이었다는 것을 미츠하는 타키에게 깨우쳐 주고 있었다.


가만히 미츠하의 말을 듣고 있던 타키는 미츠하를 별안간 꽉 껴안았다.


─ 타, 타키군? 갑자기 왜 그래?


─ 미츠하... 정말 미안해. 미츠하는 나에게 모든 것을 다 털어놨었는데. 나는 그런 미츠하에게 내 가장 중요한 본심조차도 드러내질 않았었구나.


갑작스러운 타키의 행동에 미츠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지만 거기에 단 한 마디만을 덧붙이는 걸 잊지 않았다.


─ 앞으로 안 그러면 되잖아. 이 바보야. 


─ 나도 미츠하의 말대로 해볼래. 죽이 되던 밥이 되던 일단 부딪혀 보는 게 좋을 거 같아. 고마워 미츠하. 그리고, 나중에 내가 미츠하의 모습 다시 그려줄게. 


─ 와~ 진짜!! 고마워 타키군!


다시 타키에게 와락 안겨오는 미츠하. 타키는 그런 미츠하가 가끔은 어린애 같은 느낌이었다. 미츠하의 머리를 살며시 쓰다듬어주며 잠시 눈을 감는다. 그리고 생각한다.


두 사람의 미래는 어둡지는 않다. 같이 간다면 그를 위해, 그녀를 위해 할 수 있는 건 뭐든지 해보이겠어 라고.


<2부 5편에서 계속> 


<잡담>


두 사람이 자신 미래에 대해 고민하던 편이었습니다. 원래 제 분량대로라면 2편으로 나누어 쓸 예정이었습니다만. 미츠하편, 타키편 따로 하면 타키편이 너무 적어지는 분량상의 불상사가 발생하는 바람에 이번편은 좀 길게 갔습니다.


다시 등장한 유키짱 선생이었습니다. 미츠하의 도움 역할로 1부에서도 출현했었는데요, 아마 유키짱 선생님의 등판은 3부 에필로그에서 잠깐 다시 나오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당분간 등장계획이 없네요.


두 사람의 직업에 대해서는 신감독의 인터뷰를 살짝 참고했습니다. 두 사람이 디자이너 지망일 거라는 ..


그럼 다음 편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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